내안의 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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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나를 찾아서
  • 김선환 한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 승인 2020.01.2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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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환 한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나는 누구인가. 이전의 나는 지금의 나인가하는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여러 가지 답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육체적으로 성장하며 지적으로도 성장한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육이 끝나고 나면 배움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서 새롭게 배우게 된다. 오늘날 같은 초고속의 인터넷에서 얻는 정보의 양은 이미 예전에 배운 지식의 양보다 수 십 배 수 백 배 많다고 할 수 있다. 경험의 양과 폭도 마찬가지다. 경험과 지식의 양이 늘어나면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게 되고 그에 따라 생각이 바뀌게 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양식도 변하게 된다. 나는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에 따른 변화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한결 같음을 이야기한다. 맞는 말인가. 한결같은 마음 신조 행동 양식으로 무장하고 항상 자신이 옳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당연한 말이다. 세상이 변해도 몇 가지 믿음은 우리를 지탱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도 그렇다고 인정해 준다. 그렇다고 억지로 변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은 좋은 선택이 되는 일일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있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어느 누구하나 예외 없이 적용되는 말이다. 왜냐하면 원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살아가는데 많은 일들이 옳고 그름 보다는 더 좋거나 덜 좋은 것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그것도 본인의 관점에 그러하다. 서로 다름에서 오는 해결책은 다른 이의 관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상책이다. 변해가는 나의 다양성도 인정한다면 항상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이해 불가한 부분도 나이 들어서는 자연스럽게 받아지는 일이 많다. 다양성을 인식하고 받아 들인 결과이다.

우리의 생활은 가면의 삶이라 이야기 할 수 있다. 살다보면 하나의 역할이 아닌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하는 다중적인 행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할에 지치기도 한다.

특히 오늘날 우리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렇다. 사람들은 체면과 허례의식 관습 등으로 자연스런 변화에 동참하지 못한다. 부모의 가면 자식의 가면 직장의 가면 권위의 가면 등등 다양한 가면을 쓴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때로는 어느 가면을 썼는지 잊어버리고 가면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하다가 풍파를 일으키는 경우를 보게 된다. 가끔 숨겨진 내가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은 오래 된 나 일 수도 있고 무언가 화가 풀리지 않고 상처를 쌓인 나 일 수도 있다. 어느 때는 쉽게 찾기 힘든 어린 시절의 내가 나올 수도 있다. 각인되고 정지된 나는 화석처럼 존재하다 어느 날에 나타나서 나의 역할을 한다. 이건 의도적인 가면이라기보다 잠재되어 있는 나 일 수 있다. 부정적인 나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마음 깊숙한 곳에 본인도 모르게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는 심리상담전문가들이 찾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가면속의 나는 그 가면을 벗어 버리면 뭔가 새롭게 할 수 있는 나로 돌아 올 수 있다. 가면을 습관적으로 써서 얼굴에 잘 맞게 되어 오히려 벗어 버리면 허전해 질 수 있다. 그러나 내안의 나를 찾기 위해서는 가면을 벗어 던지는 일이 필요하다. 내안의 나는 숨어버린 내가 아니라 하고 싶은 나 꿈을 가진 나이다. 이런 나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혼자의 시간을 갖고 찾으면 내 안에 멈춰 서 있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하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련한 기억이나 흔적을 따라 당시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사진이나 글이나 뭔가 남겨진 것이 있다면 그 기억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돌아 갈 수 있다.

그리고 그때 꿈 많던 나를 찾아 낼 수 있다. 세월을 다 보내고 과거의 나를 돌아보는 일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꿈을 이루지 못한 내가 있기에 살아오는 동안 뭔가 늘 섭섭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느 순간 멈춰버린 나를 찾아 끌어낸다면 인생의 후반부에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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