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국어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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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국어기본법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05.19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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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인터넷(internet)이라는 말을 들으면 알파벳이 떠오르는지 일반인들에게 묻고 싶다. 인터넷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전 세계의 컴퓨터가 서로 연결돼 정보를 교환·공유할 수 있는 하나의 컴퓨터 통신망으로 당연히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 그 자체를 알고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단체의 한글을 우리 고유문자로 정하고 공문서 등에서 한글 사용만을 원칙으로 규정한 ‘국어기본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심리하기 위한 공개변론이 지난 1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날 공개변론에서는 국어기본법이 한글을 전용으로 사용하고 한자 사용을 배제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위헌 측 주장과, 국어 발전을 위하고 자유롭게 소통할 언어 인권에 이바지한다는 합헌 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자 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자병용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두개의 문자를 섞어 쓰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영어에 라틴어를 병기하지 않고, 독일어에 라틴어를 병기하지 않는다. 중국도 자신들의 글자인 한자를 버리고 간체자를 쓰고 있다.

우리말의 어휘 실력 향상은 한자를 병기해서 할 것이 아니라, 국어사전을 활용하고 좋은 책을 읽으면 저절로 된다. 어렵고 모르는 어휘는 대형 포털사이트에 있는 국어사전을 활용하면 된다. 어려운 한자어를 한자로 써서 자신의 유식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쉬운 우리 말글을 써서 자신의 올바른 주장을 자랑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매일 보는 신문과 잡지, 포털사이트 뉴스의 기사는 한글로 작성되어 있다. 기사를 읽고 이해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그러나 한국어가 한자에 의존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특히 학계, 교양 분야 등에서는 한자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그런 점에서 한자를 알아두면 한국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고사성어, 고전문학, 유교문화 등 한자를 알면 이해할 수 있는 문화 요소가 많다.

일상생활과 국가운영의 전반에 한자를 개입시키는 건 지나치다고 하더라도 한자를 배워서 이득이 되면 되었지 안 좋은 점이 없다. 또한 공교육에 한자교육을 확대하면 저소득층도 한자를 잘 배울 수 있어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것이 학생들의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자는 한자(한문) 과목에서만 끝내고 학생들이 한자능력으로 인해 다른 과목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지나치게 받드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한글을 등한 시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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