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향토사연구소’ 설립의 걸림돌은 기득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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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향토사연구소’ 설립의 걸림돌은 기득권 주장?
  • 이낙순 전 옥천향토사 연구회 이사
  • 승인 2020.02.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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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순 전 옥천향토사 연구회 이사
이낙순 전 옥천향토사 연구회 이사

이번 ‘옥천군 향토사 연구소’ 승격의 기회를 놓쳐버린 회의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긴 세월 동안 열정적으로 활동해온 일부 회원이나 회장님들께는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뜻을 같이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할 일이 많고, 주어진 시간도 한정되어 있는데 소모적인 일에 매달려 남은 삶의 여정을 허비하고 싶진 않습니다. 저는 글재주가 없을뿐더러, 글을 써서 후손에게 남기는 것이 명예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옥천군이 한걸음 도약하려면 역사 전문위원과 우리 고장을 잘 알고, 사랑하는 향토사학회 회원들로 구성된 향토사연구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역사전문가와 고장 실태를 분석할 수 있는 항토사연구자들의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진 의견을 가지고 지역개발 계획 수립에 참고해야 하겠지요..

학회의 연구물이 특정 회장단의 입김이 작용해서 나오는 학술 연구물이거나, 가설-검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무분별한 연구 결과를 지역개발 계획의 참고자료로 삼는다면 어떤 시행착오가 나올지는 너무나 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사회단체도 지역발전을 고려한 활동이 되어야 하겠지만 특히, 향토사학회의 활동은 지역개발 계획의 토대가 되는 활동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번 임시총회까지 열어서 연구소로 승격하자는 새로운 임원진들의 열정에 동참하려 했지만 회원 ‘재적의 2/3 찬성’이 있어야 연구소로 명칭을 개정할 수 있다는 벽이 가로막네요. 이는 저 개인의 활동만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옥천군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많은 사회단체에 소속된 회원들이 실질적 활동보다는 이름만 올려두고 참석도, 위임도 없이 눈치만 보는 책임감 없는 실태가 만연된 사회 아닌가요? 이렇게 모집된 회원 수를 재적으로 보고 ‘재적의 2/3찬성’이어야만 연구소로 명칭을 개정할 수 있다는 정관을 과연 미래지향적 단체의 정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요.

‘재적의 2/3 참석’에 ‘참석자의 2/3찬성’으로도 어려운 현실인데, 현실감각이 너무 떨어진 단체 아니었던가요?

정관부터 바꾸어야 옥천을 이끄는 단체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냥 특정인들의 사유물쯤으로 생각하는 회원들이 그 단체의 구성원들이라면 그 단체에 입회하는 것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이번에 이사직을 사임하고 탈퇴의 의사를 밝힌 것은 단체가 발전적이지 못하고 과거에 안주하겠다는데 회의를 느껴 사임하게 된 것이니까요.

제가 알고 있는 향토사 연구는 ‘역사로 기술할 수 있는 사실들을 발굴하고 분석하여 현실에 맞게 글로 기록해두는 활동’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세에 전달하려는 모든 유익한 지식을 기록해 두는 것을 역사편찬 사업이라고 말하는 영국의 역사가 존 액턴(John Action)경의 ‘역사적 사실’과 연구활동을 통해 최종적인 역사를 만들려는 역사연구자들의 ‘가공된 사실’을 중요시 여기는 영국의 후배 역사가 조지 클라크의 주장을 모두 논의 대상에 두고 향토사학회나 연구소를 운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제1안 연구소로의 단일화 주장의 찬성자로서의 발언 시 제대로 된 학술지 발간을 포함한 기록물들을 비유함에 있어 먹기 좋은 복숭아에 비유했습니다. 단단한 밑씨(검증과정을 거친 역사적 사실)와 달콤하고 먹기 좋은 과육(진실을 숨기지 않고 현실감각에 맞게 가공된 편찬물)을 가진 복숭아로 말입니다.
2020년 정기회의나 임시회의 내용은 연구소로의 단일화냐 아니면 연구소와 기존 향토사학회 이원화냐 라는 양쪽 논리의 토론이었습니다. 노력면에서나 경제적 측면에서 한 개의 단체 활동도 옥천군의 입장에서는 지원이 쉽지 않은 일인데 두 개 단체를 인정한다는 일은 그냥 적당히 존속만 하면 된다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나로 뭉쳐도 어려운 사업입니다.
부디 옥천군 발전을 위해 내려놓을 것은 미련없이 내려놓고 빠르게 발전하는 이웃 군들의 진취적인 행보를 애써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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