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미우주무(未雨綢繆)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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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미우주무(未雨綢繆) 해야
  • 김명순 약사
  • 승인 2020.02.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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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순 약사
김명순 약사

요즘 최고 배율의 광학현미경으로도 관찰하기 어려운, 나노미터 크기의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때문에 세상이 흉흉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를 깨닫게 되며 겸손해야 할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균·쇠』에서, 오래전 유럽인들이 신세계를 식민지로 정복할 수 있었던 원인들(군사기술·유라시아 고유의 전염병·유럽의 해양기술·유럽 국가들의 중앙집권적 정치조직·문자 등) 중 하나로, ‘유라시아 고유의 전염병’을 꼽았다. 또한 반대로 유럽인들의 열대지방 이주를 막았던 가장 큰 걸림돌 역시 풍토병이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전염병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위력으로 인간사를 간섭하고 치명상을 입히며 두려움을 조장해왔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인간은 자연 앞에서 오만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깨달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은 끝이 없다. 인간은 그동안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공생하기 보다는, 포획자·파괴자·지배자의 모습으로 숱한 횡포를 부려왔다. 그래서 현재 지구가 총체적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고, 그 여파로 우리 삶 역시 불안 속에 내몰리고 있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이어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증 전염성 호흡기질환은 전초전에 불과하며,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지면서 심각한 신종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빙하 안에 수십만 년 동안 잠자고 있었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바이러스나 세균들이 되살아나 방출(10의 21제곱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수)되기 시작하면서, 주위의 생명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으로 1941년에 사망한 순록의 사체가 풀려나와 12세 소년과 순록 2천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극지방을 오가는 철새를 통한 신종바이러스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산화탄소보다 28배나 강력하게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메탄가스까지 방출되며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데, 얼마 전 발생한 호주 산불과 빙하가 녹으며 해수면이 상승해서 해안가 마을이 점차 수몰되는 현실은 그 심각성을 증거하고 있다.

이런 사건이 연속되는 상황에서 사후 약방문 격이라도,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지구의 안녕을 견인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행동하고,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므로 자연과의 상생을 더욱더 도모하며 품위 있는 인간으로 거듭나면, 미우주무(未雨綢繆)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신종전염병이 발생한다면, 개인과 사회 모두 확산방지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각자는 개인위생에 힘쓰고, 식사예절과 기침·재채기예절을 지키며 서로 조심해야만 한다. 개인위생의 기본은 올바른 손 씻기(이것만으로도 호흡기질환 21%, 소화기질환 31% 설사성질환 47% 예방)이다. 그리고 음식물은 각자 덜어 먹고 술잔도 돌리지 않아야 한다. 비말을 통해 유행성 전염인자는 물론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 pylori)균, 충치균 등의 세균과 A형·E형 간염, 감기, 독감 등의 바이러스도 전염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침과 재채기(시속 160km로 4만개 정도의 비말이 분출돼 약 9m 이동)를 휴지나 손수건, 팔꿈치 안쪽 옷소매에 대고 하면, 공기 감염되는 유행성 전염병과 결핵·홍역·수두·폐렴·감기·독감 등의 전파도 감소시킬 수 있다. 그 외 유행성 각·결막염, 바이러스성 장염, 수족구병 등도 개인위생만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면역력을 높이는 규칙적인 운동·숙면·수분 보충도 전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잘 마무리되어, 더 많은 미지의 질병 인자에게 공격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깨닫고 실천하는,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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