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왕(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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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왕(5)
  • 지옥임 수필가
  • 승인 2020.02.2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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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즉위
조선왕들의 즉위는 평균 24세다. 환갑이 다된 나이 57세에 나라를 세워 보위에 오른 1대왕 태조(이성계)가 있는가 하면, 8세 때 보위에 오른 24대왕 헌종이 있다. 

▲가장 어린 나이 8세에 즉위한 헌종
8세에 즉위한 헌종은 효명세자(익종)와 세자빈 신정왕후(조씨)의 아들로 태어나 왕세손에 책봉되었다. 헌종의 아버지 효명세자는 보위에 오르기 전 세상을 떴다. 그래서 헌종은 할아버지 순조가 죽자 왕들 중 가장 어린 나이 8살에 즉위했다. 재위 기간 15년, 부인 3명, 자녀 1녀로 23세에 세상을 뜬다.

헌종은 태어난 지 백일이 되기도 전에 일어섰고, 말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백여 개의 한자를 알았을 만큼 똑똑했다. 하얀 피부에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데다 목소리까지 좋아 조선 왕들 가운데 가장 미남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헌종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헌종은 즉위하였으나 15세가 될 때까지 실권은 안동 김씨에게 있었으니 할머니인 순원왕후 김 씨가 모든 섭정을 휘둘렀다. 15세 이후엔 직접 나라를 돌볼 수 있게 됐지만, 어머니인 신정왕후(풍양 조씨)가 나서 정치를 쥐락펴락했다. 이렇게 되자 조선은 안동 김 씨와 풍양 조 씨가 권력을 두고 다투는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나랏일에는 관심도 없고 당파싸움에만 두 집안이 사회적 무리를 일으켜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탐관오리들은 백성들을 괴롭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빴다. 헌종의 재위 14년 동안에 수렴청정을 빼면 9년도 못 되는 짧은 기간, 안동 김 씨와 풍양 조 씨의 그늘에 눌려 정사를 제대로 펼치지 못한 안타까운 왕이다.   

게다가 헌종이 집권하는 15년 동안에 아홉 번의 물난리가 났고 안으로는 과거제도가 삼정 때문에 정국이 혼란했다. 삼정의 문란 전정(田政) 군정(軍政) 환곡(還穀) 지배층에 의한 농민 수탈이 절정에 이룬 시기였다.  

전정(田政) : 토지세에 대해서 땅을 가진 사람(지주)들이 세금을 물게 되었으나 (전라 경상) 지방에는 모두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세금을 내고 있었다. 지방 아전들의 농간으로 빚어지는 전정의 물란들이 고질화되고 있었다.

군정 (軍政): 군정은 균역법의 실시로 군포 부담이 줄어들긴 했으나 양반층의 증가로 군역부담에서 벗어나는 양민들의 증가로 가난한 농민들에게만 부담이 증가되었다.

환곡(還穀) : 환곡은 본래 관에서 양민들에게 이자 없이 빌려주는 곡식인데 여기에 비싼 이자를 붙이고 환곡의 양을 속여서 가을에 거두어들일 때 골탕을 먹이는 수법을 사용해 농민들을 파탄에 몰아넣는 관리들의 비일비재한 횡포가 빚어지곤 했다.

어느 해에는 전염병까지 돌아 민생의 어려움이 그치지 않고 백성들은 점점 살기 힘들어져 살던 곳을 버리고 유랑하는 유민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 시기엔 나라의 법을 지키는 사람이 바보처럼 보일 정도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할아버지 순조 때부터 시작된 천주교 탄압은 기해박해로 이어져 훗날 외교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된다. 이때 조선 최초로 김대건 신부가 사교를 퍼트리고 국법을 어겼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군문효수형) 처형된다. 헌종 11년에는 영국군함 사마랑 호가 제주도에, 12년에는 프랑스 군함 3척이 충청도 외연도에 들어와 국서를 전하고 돌아간다. 그리하여 국제적으로 조정을 긴장 상태에 몰아넣는다.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부농층과 부상인층이 생겨나면서 천민들에서 양민으로 양민에서 양반으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일이 빈번했다. 

1849년, 헌종이 후사 없이 승하하자 헌종의 할머니이자 선왕 순조의 정비였던 순원왕후는 친가인 안동 김 씨 세력과 결탁하여 사도세자의 증손이자 전계군의 아들 강화도령 철종을 옹립하여 안동 김 씨의 세도를 또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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