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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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눈
  • 김선환 한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 승인 2020.03.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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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환 한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김선환 한남대학교 화학과 교수

세상은 빠르게 변해 간다. 각자 사는 일에 몰두하다 돌아보는 세상은 새로움이 그득하다. 우리 각자는 같은 시간대에 활동하며 살아가지만 변해가는 세상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새로운 정보를 듣고 시대를 따라 간다고 해도 세상일은 너무 복잡하게 돌아간다. 사실 우리가 일하는 분야도 그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내 분야에서 내가 잘 아는 전문가라 하더라도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다보면 완전히 구식이 되기 쉽다. 더욱이 나이가 들수록 따라가는 속도는 느리게 된다.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와 행동 모두가 옛날 관습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뒤로 간 것도 아니고 멈추어 선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그래서 내가 살아온 방향대로 내 주장을 하거나 행동하다 보면 주변의 뭔가 어울리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상황을 인정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자세히 살펴보고 생각해야 보이는 일이다. 무엇인가 어색한 태도 그리고 외부와 부딪쳐 마음 편하지 않은 시간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쉽사리 다른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살아 온 나의 세상이 편하다. 그래서 오래 산 이들일수록 과거를 이야기하고 추억을 회상한다. 그것이 마음의 안위를 주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세상은 하나가 아니라 세대와 개인에 따라 달리 흘러가는 다중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부모 세대의 세상, 나의 세대의 세상, 자식 세대들의 세상, 선배, 후배들의 세상 젊은 세대들의 세상 모두가 다른 세상에서 같이 살아간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 살고 있으므로 많은 갈등이 생겨난다.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시간은 나와 비슷한 세상 사람을 만나고 살지만 불가피하게 다른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식 간의 경우도 밀접하지만 같은 세상에 산다고 할 수 없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부부도 같이 살지만 본질적으로는 사는 세상이 다르다. 남자의 세상 여자의 세상이다. 어찌 보면 살아 있는 모든 이는 각자의 세상에서 와서 각자의 세상에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는 일은 내 세상이 아닌 외부의 세상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우리는 세상과 세상이 연결 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세상과 세상은 항상 밀접하게 접촉하거나 심하게 충돌한다. 밀접한 세상은 나의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할 것이다. 반면 강하게 부딪치는 세상은 내가 불편해서 소통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밀접한 세상보다는 충돌하는 세상이 많다. 그것은 나의 변하지 않는 눈이 있기 때문이다. 내 세상 속에 익숙해진 눈이다. 그래서 나와 다른 세상을 볼 때는 투명한 눈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의 선입견을 버리고 객관적인 눈으로 본다면 타인의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할 만 하다. 특히 나이 들어서는 이웃의 세상을 흐릿한 나의 창을 통해 보지 말고 유리를 닦아내던지 창문을 열어젖히고 볼 일이다. 내 세상의 공기를 신선하게 바꾸고 나의 눈을 맑게 해서 본다면 뭔가 달라질 것이 있다. 내 세상을 열어야 되는 이유는 굳어진 내 마음이 유연하고 편해지기 위해서이다. 내 세상은 누구에게 점령당하거나 뺏기지 않는다. 안심하고 내 세상을 털어내 볼 일이다. 또한 남의 세상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본다면 내 세상이 넓어 질 수 있다. 그것은 나의 세상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굳건히 유지하던 세상을 버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 보는 일은 유한한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굳어지고 딱딱해진 나의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남들의 세상에서 하던 새로운 일을 해보는 것이다. 단지 남의 일로만 보았던 것이 내가 하는 일이 된다면 부정적인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뀐다. 나는 못하는 일이라 치부하고 아예 포기했던 일도 제법 잘 할 수 있다. 취미의 범위에서 가능한 일이다. 새로 하는 일로 유명해지고 싶다거나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그것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나를 해치는 꼴이다. 내가 즐겁고 재미있으면 되는 일이다. 그래야 다른 세상의 일도 이해가 된다. 아마도 멀리 보거나 경원시하던 남의 세상에도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느라고 바빴던 모든 이들은 휴식하는 방법으로서 남에 세상일을 해 봄으로써 재미를 가지게 된다. 모두 그 새로운 세상에 빠져 들어가 보기를 권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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