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설시장 임대료 감면, 상인들 반응은‘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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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설시장 임대료 감면, 상인들 반응은‘싸늘’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3.12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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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 공설시장 임대료 50% 감면
상인들 “개인임대인은 전액 감면”
郡 “타 지자체와 형평성 맞추려”
상인들 “5일장 폐쇄, 생색내기”
옥천군이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한다며 공설시장 이달 임대료 50% 감면에 나섰지만 상인들은 “생색내기”라며 곱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진 공설시장 상인들을 위해 관내 39개 모든 점포에 대해 3월 사용료의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감면금액은 부과예정금액 375만 원 중 187만5000원이다.

부과기준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노점 (5.2㎡당) 1만1000원, 일반점포(21.09㎡당) 5만7960원, 먹거리 점포(22.95㎡당) 13만580원, 도소매판매점(1,012.93㎡당) 206만4280원이다.

김재종 군수는 “코로나19 피해 여파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시장 상인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시장사용료 50% 감면이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상황에 따라 감면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피해 극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수의 이 같은 발언에도 정작 상인들은 현실을 무시한 생색내기식 탁상행정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곳 상인 A씨는 “옥천군이 코로나 발생으로 5일장을 폐쇄한다기에 생계가 걱정됐지만 주민의 건강이 우선이기에 반대 없이 다들 따랐다. 공설시장 외 지역 상가들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개인 임대인들은 한 달 수백만 원 임대료를 포기하고 전액을 감면해 주며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5일장마저 폐쇄한 상황에 상인들은 죽을 맛인데 전액도 아닌 절반만 감면해 준다니 이것이야말로 생색내기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정진기 공설시장상인회장도 “지금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한번 들러봤으면 한다. 한마디로 침통한 분위기”라며 “임대료 절반 감액은 점포당 한 달 3, 4만 원 절감되는 셈인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지난달 25일 군에 요청해서 반값이라도 감면받긴 했지만 감사한 마음보다 야속한 마음이 앞선다”고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이곳 임대료는 일반 상가보다 저렴하고 다른 어느 지자체도 전액 감면한 곳은 없다. 다른 지자체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받아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추후 감면여부는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전액 감면에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민간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료 운동. 행정에서 뒤늦게 동참하며 상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솔선수범에 나섰다지만 오히려 상인들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제적이며 실질적 도움이 어떤 것인지. 행정은 도움은커녕 허탈감에 빠진 상인들에게 짙은 상처를 더하고 있다. 상심(商心) 헤아리는 현장행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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