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보도 더는 못 참아”…옥천버스 촉탁직근로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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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적 보도 더는 못 참아”…옥천버스 촉탁직근로자들 뿔났다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3.12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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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신문, 고용 불안정 서비스 질 저하 주장
이어 버스기사 “기간제이기 때문에 불합리나
문제제기는 목숨 달려있어 쉽게 못해” 보도
옥천버스 촉탁직근로자들
“허위 인터뷰로 마치 굴종적 근로관계 맺어
촉탁직 버스기사들 명예 심하게 훼손” 격분
옥천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의 발이 되었건만 돌아온 건 비난뿐이라며 옥천버스 촉탁직 근로자들이 울분을 토했다. 사진은 터미널에 출발을 대기하고 서 있는 시내버스들.
옥천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의 발이 되었건만 돌아온 건 비난뿐이라며 옥천버스 촉탁직 근로자들이 울분을 토했다. 사진은 터미널에 출발을 대기하고 서 있는 시내버스들.

옥천버스 촉탁직(사용자와 일정 기간 고용계약관계를 맺는 임시직으로, 명예·정년퇴직 후 회사에서 기간을 정해 노동하는 형태) 근로자들이 향수신문 문을 두드렸다. 경찰서에 들러 진정서를 제출했다는 이들은 자리를 잡자마자 자신들과 관련된 A신문 보도에 대해 울분을 토하기 시작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친구, 형님하며 정말 재밌게 일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정년을 넘기고 계속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받은 기분이다. 그 기분 아냐”
“고령 근로자여서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고? 소설 같은 악의적 기사다”

옥천버스 촉탁직근로자들은 A신문 기사는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며 자신들의 명예를 심하게 훼손했다며 이 같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혀달라며 옥천경찰서에 진정하기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A신문은 지난달 ‘신규버스기사 8명 모두 기간제 채용한 옥천버스, 공공성 실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특히 기사내용 중 ‘버스기사 C씨’의 인터뷰는 허위 인터뷰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 중 어느 누구도 해당 신문사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는 것.

A신문에 보도된 C씨의 인터뷰 내용인 즉 “대전에서 정년을 꽉 채운 기사들을 데리고 와서 여기서 촉탁직으로 근무하게 한다”며 “기간제이기 때문에 불합리나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도 내 계약 목숨이 달려있기 때문에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A신문은 버스기사 D씨의 인터뷰도 실었다. D씨는 “회사가 계약 여부를 쥐고 있는데, 기사들이 맘이 편할 리가 있겠느냐”며 “당연히 어떻게든지 회사에 밉보이지 않으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촉탁직 근로자들은 A신문 기사에는 촉탁직에 대한 버스기사 2명의 부정적 생각만을 담았고 자신들의 생각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으며, 촉탁직 직원은 누구와도 인터뷰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촉탁직 근로자 우모씨는 “허위 인터뷰 기사를 게재해 마치 촉탁직 버스기사들이 사업주의 눈치를 보며 자신들의 권리주장을 하지 못하는 굴종적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해 촉탁직 버스기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격분했다.

그러면서 “보도 이후 오히려 근로자들 간 분란과 불신을 야기하고 지역사회에 옥천버스가 악덕의 고용주처럼 보이도록 하는 등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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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이 집이라는 이모씨는 “오랫동안 근무하다 정년 후 계속 일하고 있다. 일 자체가 고마울 뿐”이라며 정년 이후에도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하다고 했다.
 
고향이 옥천이라는 김모씨는 “대전에서 28년 간 버스기사로 일한 후 정년 후 고향에서 일하게 됐다”며 “일 자체가 즐겁고 고향에서 일하니 더 의미 있다”고 연거푸 즐겁다고 했다.

20년 옥천버스에 몸 담아 온 한모씨는 “정년 후 촉탁직으로 일해 온 게 벌써 3년째”라며 “촉탁직으로 넘어갈 때 회사에서 인정해 줬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이 싫으면 나부터 관둔다. 왜 이런 상황이 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 모두는 한솥밥을 먹는 한 가족”이라고 동료애를 드러냈다.

집은 옥천이지만 대전으로 20년을 출퇴근하다 정년 후 이곳에서 3년째 근무 중인 신모씨는 “매일 새벽 3시 집을 나서 대전으로 출근하다가 지금은 5시 30분에 출근한다. 이른 새벽 한 두 시간 더 잠을 잘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옥천버스 근무조건이 좋아서 대전에서 서로 오려고 한다”며 만족해했다.

34년째 옥천버스에서 근무 중인 임모씨는 “불과 2~3년 새 계속해서 옥천버스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내고 있다. 지역에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고령 근로자라서 서비스 질이 저하한다고? 소설 같은 기사다. 확실히 알고 써야 한다. 젊은 기사가 손님 넘어지게 운전하는 것이 이게 서비스냐고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매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받는 정밀검사에 대해 강조했다.

임 씨는 “일반 병의원과 다르게 교통안전공단에서 정밀검사를 받는다. 여기를 통과해야 계속 일할 수 있다. 요즘 60 나이가 나이냐. 옥천에서 60이면 젊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회사는 보험료로 매년 8천만 원 가량 지출했는데 최근엔 2~3억이 나온다. 젊은 기사들의 안전사고가 그 원인이다. 보험료 줄이자며 서로 합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운전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고령 운전자들 때문에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촉탁직이어서 회사에 할 말도 못한다는 한 언론의 보도. 나이 60이 고령이냐며 교통안전공단의 정밀검사 통과자만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데 공단을 신뢰할 수 없냐며 반문하는 근로자들. 또한 회사와 자신들을 굴종적 관계로 묘사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이들. 시골 비탈길을 마다않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주민의 발이 되어 안전 또 안전만을 제창하지만 돌아오는 건 비난뿐이라는 버스기사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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