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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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33)
  • 권숙욱 수필가
  • 승인 2020.04.29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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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수필가
권순욱 수필가

 

△홀아비바람꽃
우리 정원 화단엔 ‘홀아비바람꽃’이 활짝 피었다. 높이 올린 꽃대 끝에 하얀 꽃잎 5장, 그 가운데에 노란 꽃봉오리가 은근히 아름다워 보인다. 그건 우리 야생화이기 때문이다. 고려시대 청년 ‘김태은’은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이氏 집안 처녀와 결혼했으나, 부인이 3년 뒤 병들어 죽을 지경에 이르러 “내가 죽으면 이 하얀 모시저고리를 안고 주무세요. 그러다 새 여자를 얻으면 이 저고리를 땅에 묻어주세요”라고 유언을 남겼다. 몇 년 뒤 남편은 이웃 동네 처녀와 결혼하게 되자 모시저고리를 마을약수터 옆에 묻었다. 이듬해 그곳에서 하얗고 가녀린 꽃 한 송이가 피어 진한 향을 내니 사람들은 그 꽃을 홀아비바람꽃이라 불렀고 <비밀스러운 사랑>이 꽃말이다.

 

홀아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튤립
옛날 그리스에 튤립이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다. 봄이 오자 튤립은 꽃씨를 뿌리고 있었는데, 가을의 神 ‘베르치스’가 튤립을 발견했다. 푸른 하늘처럼 해맑고 봄날의 새싹처럼 귀여운 튤립을 본 가을의 神은 “가을의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산의 단풍을 다 주겠소”라며 온갖 달콤한 말을 동원하여 튤립을 손에 넣으려 했으나 되지 않았다. 봄이 깊어가면서 뿌린 꽃씨에서 피어난 꽃을 따고 있던 튤립을, 가을의 神 ‘베르치스’가 번개처럼 달려들어 꼼짝 못하게 안아 버렸다. 튤립은 정조의 神에게 기원했다. “정조의 神이시여! 저는 ‘베르치스’가 싫습니다. 저를 살려주소서!” 정조의 神은 튤립의 깨끗한 마음에 감탄해 그녀를 구해주고 꽃으로 변하게 해주었다. 이 꽃이 튤립이다. 그 후로 튤립은 가을의 神 ‘베르치스’가 귀찮게 할까 봐 봄에만 피게 되었다. 빨간 튤립 꽃말은 <사랑의 고백> 황색은 <헛된 사랑> 백색은 <실연>이다.

 

튤립
튤립

 

△개나리꽃
개나리는 우리나라 꽃이다. 작년 텃밭 둘레에 모종을 식재하였다. 올봄 노랑꽃을 피웠는데, 보기가 좋다. 옛날 오두막에서 삵 바느질하는 어머니와 딸 ‘개나리’와 남동생 2명 등 네 식구가 다정하게 살아가던 중 어머니가 병으로 눕자 개나리는 동생들을 동냥으로 먹여 살리던 겨울 엄동설한의 어느 날, 아궁이에 군불을 피우고 잠시 잠이 들었는데 불이나 가족 모두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듬해 봄날 그 자리에서 나무가 자라고 꽃이 맺히자 주변 사람들은 딸 이름 ‘개나리’라 불렀다. 꽃말은 <희망>이다.

 

개나리꽃
개나리꽃

 

 

△라넌큘러스
프랑스와 스페인 원산, 온화한 기후에 만개하는 특성으로 지중해 등에 400여 종이 분포하고 있는 귀화식물이다. 꽃봉오리가 크고 넓적하며, 선명한 색깔의 얇은 꽃잎이 겹겹이 둘러싸인 꽃모양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워 웨딩 등에 사용되고 있다. 초록색과 황금색 옷만 입는 페르시아 왕자가 숲속 님프(nymph:요정)에게 반해, 매일 사랑노래를 부르다 꽃으로 변하게 해 달라 하여, 그는 ‘라넌큘러스’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리스어 작은   개구리라는 의미를 가진 이 꽃은 <매력, 매혹>이 꽃말이다.

 

라넌큘러스
라넌큘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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