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멸치 체형이 근육을 키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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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멸치 체형이 근육을 키우려면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0.05.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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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대학 2학년인 A군은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몸이 너무 마른데다가 어깨도 좁은 체형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마른 멸치라는 흔한 별명의 주인이 된 것도 자신의 체형에 불만을 갖고 자신감을 잃게 된 원인이었다. 나중에는 다 살이 찌게 되어 있다든가 뚱뚱한 것보다는 마른 것이 좋다는 말도 A군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았다.


청년들 중에서 A군과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체형을 보면 체지방이 적지만 근육도 적어서 전체적으로 몸이 길고 가늘어 보인다. 대체로 기초대사량이 높은 특성을 갖고 있는데,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조금만 많이 먹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장에 탈이 나는 경향이 있다.


살이 찌는 것을 선망한 나머지 야식을 먹고, 피자, 라면, 후라이드치킨 등을 먹는데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살이 찌고 싶은 열망은 이해가 가지만, 속으로는 한숨을 쉬게 된다.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러한 음식이 몸에 잘 맞을 리가 없다. 설사 이렇게 먹어서 살이 찐다고 해도 늘어난 체중은 대부분 늘어난 체지방 덕택인 것이다. 그나마 지방의 대부분은 복부 부위에 축적이 되어 올챙이배처럼 보기에 더욱 민망한 체형이 될 뿐이다.


A군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해법은 세 가지가 있다. 저항(근력)운동과 함께 충분한 열량과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 그리고 질 좋은 숙면이다. 저항운동의 방법은 자신의 체중을 이용하는 방법, 기구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덤벨과 같은 중량(프리웨이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요즘은 운동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들이 많이 있지만, 처음 근력운동을 시작할 경우에는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운동방법을 익혀나가는 것이 좋다.


체격을 크게 하기 위한 저항운동은 인체의 큰 근육들을 중심으로 운동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의 바깥쪽에 있는 큰 근육들로는 가슴과 복부 부위의 대흉근과 내외복사근, 등부위의 승모근이나 광배근, 어깨나 위팔의 삼각근, 상완이두근과 삼두근, 하체의 대둔근, 대퇴사두근, 햄스트링근, 비복근 등이 있다. 즉 큰 근육들에 자극이 되는 운동을 위주로 하고, 소근육 운동을 부수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체의 안쪽에 있는 코어근육들을 함께 단련하는 것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즉 코어운동을 병행함으로써 장차 더 큰 중량을 통해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척주나 그 밖의 관절계를 안정화시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때 중량은 일반적으로 세트 당 8회 이상에서 20회 이하의 범위에서 최대로 반복 가능한 중량을 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벤치프레스를 50kg의 중량으로 최대 12회를 반복해서 들었을 때 근육의 완전한 피로가 찾아왔다면 적절한 중량을 택한 것이 된다. 초보의 경우에는 1세트 정도만을 행하지만 수준이 높아질수록 점차 세트수를 늘려가며 세트간의 휴식시간은 약 1~2분 정도가 적당하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운동으로 소비한 열량은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여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근육운동을 할 때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사만으로는 단백질 필요량을 충족하기 어려우므로 계란, 우유, 생선, 육류 등의 동물성 급원을 섭취하는 것이 근육형성에 보다 유리하다. 만일 하루 세끼의 식사가 규칙적이지 않고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그리고 식사시간 이후 4~5시간이 지난 공복상태에 운동을 하는 경우라면 운동 전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간식이나 보충제의 섭취를 고려할 수 있다.

운동 후 저녁까지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면 음식의 섭취는 불필요하지만, 많은 운동량을 달성하고 나서 저녁까지 서너 시간 이상이 남아있는 경우라면 바나나, 오렌지, 우유, 계란 등이나 보충제를 약간 섭취하는 것은 근육형성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근육의 형성에는 운동이 끝난 이후의 숙면이 중요하다. 아무리 늦어도 밤 12시 이전에는 잠드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멸치체형을 탈출하는데 왕도는 없다. 저항운동, 충분한 영양, 그리고 숙면이라는 세 요소를 실천하는 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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