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여행에다 밀집공연까지…느슨해진 코로나 경각심 ‘심각’ “온 군민이 힘 합쳐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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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여행에다 밀집공연까지…느슨해진 코로나 경각심 ‘심각’ “온 군민이 힘 합쳐야 할 때”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5.2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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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단체 29명 수백만 원 들여 관광차
대절해 경남 사천까지 유람 다녀와

예울림, 주말 저녁 향수공원서 버스킹
인근 주민 소음 고통, 경찰까지 출동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7차 감염까지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은 연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외치고 있지만 충북 옥천의 단체들이 외지관광과 밀집공연을 강행해 지난 주말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외지로 단체관광 구설수에 오른 A단체는 옥천지역 대규모 단체 중 하나. 이 단체는 지난 23일 45인승 관광버스를 대절해 경남 사천까지 유람을 다녀왔다. 명목은 대의원 단합대회. 이 단체 회장을 포함 대의원 29명은 경남 사천에서 관광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날만 사용한 비용만도 300여 만 원. 이 단체는 연중 행사 때면 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 단체의 관광을 향수신문에 알린 제보자 주민 B씨는 전화통화에서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 경상도까지 꼭 가야할 이유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관광지는 사람이 몰리는 곳인데 대규모 단체에서 이런 상황에 꼭 가야할 이유가 무엇인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청정 옥천’을 지키기 위해 공무원과 단체들이 매주 방역활동을 펼치며 애쓰고 있다. 또 지역경제를 살리자며 정부 재난지원금을 충북 옥천에서 사용하고 옥천만의 재난극복지원금도 지원된다. 본이 돼야 할 단체가 나서서 먼 외지까지 가서 돈을 뿌리고 왔다”며 격분했다. 
 
이어 주민 B씨는 “보조금을 받는 단체가 예산을 절감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이번 여행에선 보조금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때 예산절약은 필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여행에 참석하지 않은 이 단체 대의원 C씨는 “왜 하필이면 이런 때 꼭 진행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개별 단체의 행동보다 온 군민이 힘을 합칠 때”라며 일침을 놨다.

이에 이 단체 회장 D씨는 “코로나 상황이 계속돼 여러 번 연기한 끝에 이번에 가게 됐다. 학교도 등교하는 상황인데 뭐가 문제가 되냐”며 반문했다.

이어 “간식과 주류는 지역에서 구입을 했고 관광버스도 충북 옥천 소재 회사를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느슨해진 코로나 경각심은 같은 날 향수공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옥천예울림은 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벌였다. 하지만 두 시간에 걸친 음악과 노랫소리는 한적한 주말 저녁을 보내고 싶은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일 수밖에 없었다. 고통을 참지 못한 한 주민은 경찰에 항의성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여졌다. 이 같은 제보전화는 향수신문에도 걸려왔다.

향수신문에 전화를 건 주민 E씨는 격양된 목소리로 “코로나 확산이 덜해지긴 했다지만 이태원 클럽발 상황을 보면 언제 어느 때 더 큰 확산이 발생될지 모르는데 이처럼 밀집된 공연이 웬 말이냐. 게다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미칠 지경”이라며 “공연을 하더라도 쉬고 있는 사람도 생각해 소리조절을 했어야 한다”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에 예울림 관계자는 “공연 때 민원신고가 있어서 경찰이 온 것은 알고 있다. 아파트에서 너무 가까이서 하다보니 불편한 분들도 계셨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예울림은 당초 오는 30일에도 공연을 기획했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장소를 향수호수길로 변경했다.

코로나19의 완전 종식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 자칫 느슨해진 경각심은 또 다른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민들의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이 요구된다. 또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단체들의 적극적 참여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온 군민이 힘을 합쳐도 부족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임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게 주민들의 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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