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단체 29명 수백만 원 들여 관광차
대절해 경남 사천까지 유람 다녀와
예울림, 주말 저녁 향수공원서 버스킹
인근 주민 소음 고통, 경찰까지 출동
대절해 경남 사천까지 유람 다녀와
예울림, 주말 저녁 향수공원서 버스킹
인근 주민 소음 고통, 경찰까지 출동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가 7차 감염까지 이어지면서 방역당국은 연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외치고 있지만 충북 옥천의 단체들이 외지관광과 밀집공연을 강행해 지난 주말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외지로 단체관광 구설수에 오른 A단체는 옥천지역 대규모 단체 중 하나. 이 단체는 지난 23일 45인승 관광버스를 대절해 경남 사천까지 유람을 다녀왔다. 명목은 대의원 단합대회. 이 단체 회장을 포함 대의원 29명은 경남 사천에서 관광 케이블카를 탑승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날만 사용한 비용만도 300여 만 원. 이 단체는 연중 행사 때면 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 단체의 관광을 향수신문에 알린 제보자 주민 B씨는 전화통화에서 “이태원발 코로나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 경상도까지 꼭 가야할 이유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관광지는 사람이 몰리는 곳인데 대규모 단체에서 이런 상황에 꼭 가야할 이유가 무엇인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청정 옥천’을 지키기 위해 공무원과 단체들이 매주 방역활동을 펼치며 애쓰고 있다. 또 지역경제를 살리자며 정부 재난지원금을 충북 옥천에서 사용하고 옥천만의 재난극복지원금도 지원된다. 본이 돼야 할 단체가 나서서 먼 외지까지 가서 돈을 뿌리고 왔다”며 격분했다.
이어 주민 B씨는 “보조금을 받는 단체가 예산을 절감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이번 여행에선 보조금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때 예산절약은 필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여행에 참석하지 않은 이 단체 대의원 C씨는 “왜 하필이면 이런 때 꼭 진행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개별 단체의 행동보다 온 군민이 힘을 합칠 때”라며 일침을 놨다.
이에 이 단체 회장 D씨는 “코로나 상황이 계속돼 여러 번 연기한 끝에 이번에 가게 됐다. 학교도 등교하는 상황인데 뭐가 문제가 되냐”며 반문했다.
이어 “간식과 주류는 지역에서 구입을 했고 관광버스도 충북 옥천 소재 회사를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느슨해진 코로나 경각심은 같은 날 향수공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옥천예울림은 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벌였다. 하지만 두 시간에 걸친 음악과 노랫소리는 한적한 주말 저녁을 보내고 싶은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일 수밖에 없었다. 고통을 참지 못한 한 주민은 경찰에 항의성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여졌다. 이 같은 제보전화는 향수신문에도 걸려왔다.
향수신문에 전화를 건 주민 E씨는 격양된 목소리로 “코로나 확산이 덜해지긴 했다지만 이태원 클럽발 상황을 보면 언제 어느 때 더 큰 확산이 발생될지 모르는데 이처럼 밀집된 공연이 웬 말이냐. 게다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미칠 지경”이라며 “공연을 하더라도 쉬고 있는 사람도 생각해 소리조절을 했어야 한다”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이에 예울림 관계자는 “공연 때 민원신고가 있어서 경찰이 온 것은 알고 있다. 아파트에서 너무 가까이서 하다보니 불편한 분들도 계셨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예울림은 당초 오는 30일에도 공연을 기획했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장소를 향수호수길로 변경했다.
코로나19의 완전 종식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 자칫 느슨해진 경각심은 또 다른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민들의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이 요구된다. 또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단체들의 적극적 참여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온 군민이 힘을 합쳐도 부족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임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게 주민들의 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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