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함을 알아야 삶이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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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함을 알아야 삶이 여유롭다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20.05.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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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옥천군의회 의원
곽봉호옥천군의회 의원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여 마음에 차면 만족한다. 여기에 도달해도 잠시 옆과 비교하면 만족감은 눈 녹듯 사라진다. 자기의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자는 바라던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행복은 만족하는 자에게 온다며 동서의 철인이 저마다 강조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만족을 알기가 쉽지 않다. 10년 정진하여 생불의 경지에 오른 知足禪師(지족선사)도 황진이의 하룻밤 유혹에 넘어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현재의 것으로 만족함을 안다면 욕되지 않는다는 가르침은 말은 쉬워도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 성어는 도덕경에서 나왔다. 춘추시대 말기 도교의 창시자인 노자의 책이다. 도가는 드러나지 않게 자연 그대로의 무위(無爲)를 주장한다. 만족함을 알라는 깨우침도 명리(名利)의 가치관을 배격하는 노자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 성어가 나오는 44장의 내용을 보자. 명성과 생명 어느 것이 더 중하며, 신체와 재산 중 어느 것이 귀한가 묻고, 지나치게 아끼면 큰 낭비가 따르고 쌓아두기만 하면 더 잃게 된다며 이어진다. '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오래도록 편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비슷한 내용은 곳곳에 있다. 46장에는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화가 없고, 욕심을 내어 탐하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화막대어부지족 구막대어욕득)'로 가르친다. 족한 것을 알고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부자라는 '知足者富(지족자부)'는 33장에 나오는 성어다. 명심보감도 빠질 수 없다. '항상 만족함을 알면 평생 욕됨이 없고, 항상 그칠 줄 알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다(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 지족상족 종신불욕 지지상지 종신무치).' 안분(安分)편에 실려 있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만족하면서 사는 일이다. 아무리 높은 지위와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면 불행한 사람일 수밖에 없고, 아무리 낮은 지위와 적은 돈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고 산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만족을 알고 어디에서 욕심을 그쳐야 하는지를 안다면 평생 후회 없이 살 수 있는데, 일부 사람들은 만족을 모르고 그침을 몰라 한 때는 영광을 누렸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부모형제 지간에도 지족이 부족해서 돌아서고, 부부지간에도 만족할 줄 모르니 갈라서 남이 되고, 사람끼리도 서로 부대끼며 갈등하고 비난하고 저주 한다.


지족을 모르면 불만이 오고 부정하고 투쟁한다. 남의 차가 더 커 보이고, 아파트 큰 평수에 사는 사람이 미워지며, 남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심술이 난다. 그래서 남이 행복하고 잘사는 꼴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무위자연이란 말이 있다. 무엇을 억지로 하지 않으며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모습이다. 어린애와 같이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소박한 삶의 모습이기도 하고 가식과 위선에서 벗어난 본래의 자기 모습대로 살아가는 모습이기도 하다. 오로지 눈에 차는 것이 대자연의 무위라는 것이며 자연의 섭리 앞에 저절로 숙연해 짐을 알아야 한다.


늘 매사에 지족하고 감사함에 살아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껴야 한다. 인생을 가장 잘 산 사람은 가장 잘 죽는 사람이라고 했다. 마무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세상사, 어디 매사 만족할 수만 있을까마는 웬만하면 만족함을 알아야 삶이 여유롭다. 작은 행복도 느낄 수 있다. 아니 불행을 막는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인생의 마무리는 물러날 적기를 찾는 것이기도 하다. 물러난다는 의미는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뜻. 인간은 욕심덩어리라고는 하지만 그 욕심 때문에, 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적당한 욕심은 자기발전에 훌륭한 활력소가 되겠지만, 과다한 욕심은 반드시 재앙이 돌아온다는 것을 이 지족불욕은 가르쳐 주고 있다. 복은 겸손과 검소함에서 나오고, 화는 교만함과 탐욕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늘 가슴에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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