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어울림속의 또 다른 나
상태바
삶, 어울림속의 또 다른 나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6.25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도의 쉼표 박귀동·조정분 부부
박귀동·조정분 부부의 사랑은 ing
박귀동·조정분 부부의 사랑은 ing

 

“도시에서의 오랜 공무원 생활, 그곳에서 얻은 것은, 젊은 내 인생과 맞바꾼 퇴직금과 공허감이었습니다. 또 ‘너, 이제 쉬어라’라는 인생의 명령이었습니다.

“순리를 따라야지요. 아내(조정분·69)와 나는 충북 옥천으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누볐습니다. 며칠을 발품 팔아 이곳 충북 옥천군 안남면에 도착해서 마음이 푹 놓이는 안정감을 느꼈습니다. 곧바로 도덕리에 땅을 매입하고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박귀동(충북 옥천군 안남면 도덕 2길·67)씨는 충북 옥천군 안남면 금구리에서 태어나 옥천실업고를 졸업, 그가 입대할 무렵에 가족은 서울로 이주를 했다. 서울살이를 하는 동안, 옥천의 풀내음과 고향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무쳤다고 한다. 그런 그가 문득문득 떠오르던 개구쟁이, 까까머리 시절을 잊을 수 없어, 아내와 함께 옥천으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27년의 세월을 기능직 공무원으로 원리원칙의 삶을 살았던 그가 이곳에 돌아오게 된 이유는 황혼까지의 삶이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도곡리에 둥지를 튼 박씨 부부는 시골에서의 적응기를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동네에서‘맥가이버’로 통합니다. 동네 주민들의 집에 고장 난, 전기, 수도는 물론이고 세탁기 TV 등 자신이 수리 못할 것은 없다. 기능직 공무원이었던 그의 전직을 단단히 잘 써 먹는다”고 했다. 그의 아내 또한 ‘마을 행사에 참여해 내 일처럼 봉사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마을 주민들도 동화했고 “외지인이어서 겪는 불편은 없다”고 말한다.


꼼꼼한 그의 일처리 능력은 면사무소에서도 알아봐 줬다. 무슨 일이든 맡은 일은 해내고 마는 박씨의 성실함에 면단위 노인일자리창출 인력의 관리자 일을 맡겨줘, 현재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박귀동씨 부부의 집 마당 잔디에는 둘의 부지런함을 말해 주듯 단 한 포기의 잡초도 없다.
작지만 예쁜 테라스에는 올망졸망 작고 예쁜 화분들로 가득했다. 장미 향 가득한 정원에는 주말이면 자녀들과 손주 손녀들이 찾아와 웃음소리 가득하니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하는 박씨 부부의 모습에서 열심히 살아온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 같은 달콤함이 느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