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 한 알에 담긴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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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 한 알에 담긴 정성
  • 박금자기자
  • 승인 2020.07.23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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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향과 향 가득 카페 ‘카푸치노’
‘카푸치노’ 앞 데크에 찾아 온 길고양이와 반갑게 인사 나누는 오영례씨
‘카푸치노’ 앞 데크에 찾아 온 길고양이와 반갑게 인사 나누는 오영례씨

 

충북도립대와 군민도서관 앞, 조용하고 아늑한 카페 카푸치노에 가면 주인이 주는 간식이 생각난 길고양이들이 창가로 다가와 손님들과 자연스레 눈을 마주친다. 카푸치노를 찾는 손님들은 길고양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카페 앞 데크는 주인의 배려로 길고양이들의 쉼터가 되었다.

오영례(충북 옥천군 옥천읍·46)씨는 20년 동안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습관처럼 쓸고 닦는 일이 몸에 배어 카페 내부는 청결하기 그지없다.

특별한 기술 하나 없는 한 여자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삼남매가 잘 자라주어 자신의 역할이 조금씩 줄었다. ‘이제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201912, 무턱대고 카푸치노를 인수했다. 처음엔 남편의 반대가 심했다. 일은 때가 있고 더 나이 들면 못할 것 같은 이유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했다.

그녀가 만드는 아이스커피는 특별하다. “커피콩 얼음을 얼려서 아이스커피를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았다. 손님이 세 번 오면 완벽하게 특성파악이 되더라

테이크아웃 손님에게는 커피콩 얼음을 기본 2알을 넣어 주지만 멀리 가는 분에게는 3알을 넣어 도착해서 다 드실 때까지 커피콩 얼음 형태를 유지하게 한다. 커피콩 얼음은 기본 아이스커피 얼음에 변화를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쌀을 배달해 주시는 분에게 커피를 한잔 해 드렸더니 커피를 다 마실 때까지 커피콩 모양이 그대로 있어 보는 커피맛도 좋았다며 대박나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와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이 집에서 두 번째로 자랑할 만한 메뉴에는 백향과에이드가 있다. 백가지의 향과 맛을 지녔다는 패션 프루트를 청으로 담아 사용한다. 여신의 과일로도 불리는 백향과에이드를 마시면 오래도록 과일향이 입안에 맴돌아 기분마저 상큼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백향과의 효능은 염증을 없애주고 독을 제거하며 안정 효과, 기침 진정, 두통에도 좋은 효과가 있어 인기몰이 중인 메뉴라고 한다. 한 손님은 외국여행에서 먹어본 열대 과일 맛이 나 하루에 한번은 꼭 와서 마신다고 한다. 그녀는 매일 찾는 손님과는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잠시 한가한 시간이 주어지면 손님이 없다는 조바심은 없다. 다만 나만의 조용한 공간이 되는 것 같아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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