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이고 부서지고 방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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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이고 부서지고 방치하고’
  • 김병학기자
  • 승인 2020.10.15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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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지 곳곳 나무 뿌리 드러나고 파손된 난간만도 11군데
대형 폐선 그대로 방치, 벤치는 나뭇잎과 오물로 뒤덮여

자재 주문해 놨다

안전대책도 병행되어야

5만 옥천군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향수호수길이 관계기관의 관리 소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 기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옥천군 관내 각종 공공시설물이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을 위해 길을 나섰다.

그 첫 번째가 향수호수길’.

대청호를 품고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향수호수길은 옥천 군민 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옥천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단연 가봐야 할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 명소가 관계기관의 관리 소홀로 옥천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향수호수길탐방로 전체 길이는 왕복 11.2km. 이 가운데 8월 장마로 입구에서 황새터까지 왕복 6.6km만 탐방이 가능했다.

뿌리가 드러난 나무
뿌리가 드러난 나무
풀로 뒤덮힌 벤치
풀로 뒤덮힌 벤치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나무

탐방이 시작됐다. ‘뱀조심이라는 안내문구 만큼이나 탐방로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왼쪽으로 드러나 있는 산 절개지. 장마로 인해 뿌리가 완전히 드러난 나무는 금방이라도 인도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걷는 이들에게 충분한 불안감을 주고 있었다. 이러한 불안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물안개가 피어 오를 때면 잠시나마 몽환적인 느낌에 빠진다는 물비늘전망대에 도착했다. 이때 오른쪽에 뭔가가 보였다. 간이화장실. 그런데 간이화장실 왼쪽에 두 개의 벤치가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벤치로서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돼 보였다. 벤치를 뒤덮고 있는 잡초는 사람의 자리를 일찌감치 차지해 버렸고 화장실 청소용으로 보이는 걸레마저 덩그러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화장실 내부는 비교적 깨끗했다. 아마도 탐방객들이 사용을 꺼려해서 깨끗한 것처럼 보였으리라.

 

부서진 난간
부서진 난간
방치돼 있는 폐선
방치돼 있는 폐선

방치된 폐선에선 산업폐기물 유출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이번에는 목재 계단으로 만든 인도가 나타났다. 분명 보행자로 하여금 안전하게 통행하도록 설치되어 있는 난간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정도로 부서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위험을 알리는 비닐은 색이 바랠 정도로 오래돼 관계기관의 게으름과 무사안일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자칫 어린이나 노약자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곳은 무려 11군데나 발견되었다.

걸음을 이어 나갔다. 이번에는 난간 오른쪽 아래로 커다란 물체 하나가 보였다. 처음에는 가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분명 오래된 폐선이었다. 방치된 폐선 부근에는 폐선에서 유출됐음직한 다량의 스티로폼과 같은 산업폐기물들이 군데군데 떠 있었다.

경남 진주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박민수 씨(59)옥천군 행정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만에 하나 추락사고라도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말로만 관광명소라 하지 말고 그에 걸맞는 안전대책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대해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8월 장마로 그랬다. 나무 뿌리가 드러났다고 해서 그 나무를 모두 제거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유실을 불러 올 수 있다보완공사를 위해 자재 주문을 해 놓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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