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마무사의 용맹함, 고구려 못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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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마무사의 용맹함, 고구려 못신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0.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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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못신(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 못신(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의 선사·고대전시관에 있는 이 신발은 특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양호하게 남아 있는 금동 판에 사각추 형태의 금동 못 여러개가 촘촘히 박혀 있고 신발 앞쪽은 버선코처럼 조금 들려 있다. 바닥 판 가장자리에는 작은 구멍이 두 개씩 짝을 이루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뚫려 있어 위쪽은 가죽이나 천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 신발의 이름은 ‘못신’으로 밑창 가득 박힌 못이 마치 설산을 등산할 때 신는 아이젠을 떠오르게 한다. 동시에 ‘발을 고정하는 부분이 없는데 과연 신발이라 부를 수 있을까? 어디에 썼던 물건일까?’ 하는 의문들이 스쳐 지나간다.
신발의 용도에 대해선 두 가지의 큰 가설이 존재한다.
첫 번째 가설, 못신은 직접 신고 활동하기에는 불편해 실생활에 사용했다기보다는 제사를 올릴 때 사용한 의례용 또는 고위층이 사망했을 때 내세에서의 행복을 기원하며 묻었던 껴묻거리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두 번째는 실제 전투에서 사용한 신발일 것이라는 가설이다. 고구려는 주력부대인 기마무사를 필두로 광활한 만주벌판을 휘젓고 다녔다.
보통 당시 다른 나라는 병사에게만 갑옷을 입혔던 반면 고구려 기마무사는 말까지 갑옷을 입혀 전쟁터에 내보냈을 만큼 기마무사에 대한 고구려의 투자는 어마어마했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은 이 못신이 고구려의 소중한 재산이었던 기마병과 기마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닥 판의 작은 구멍을 통해 신발에 묶어 말을 향해 달려드는 적의 얼굴과 상체를 공격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 실제 통구12호분의 그림에는 못신을 신은 채로 적군의 창을 밟고 있는 고구려 무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편 1973년부터 1975년까지 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한 신라의 유적지 황남대총에서 같은 양식의 못신이 출토돼 4세기경 신라와 고구려 사이의 각별한 우호 관계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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