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를 닮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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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를 닮아라
  • 김병학편집국장
  • 승인 2020.11.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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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에 부딪혀도 불만을 품지 않고 출세를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계략을 꾸미지 않는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으며 성공해도 으스대지 않는다’
‘마음은 거울과 같다. 거울은 움직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그러나 지나가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상처를 받지도 않는다’
옛날에 싸움닭을 훈련시키는 기성자라는 명인이 있었다. 어느 날 닭 한마리를 훈련시키라는 왕명을 받았다. 닭을 훈련시킨지 열흘이 지나자 왕이 물었다. 
“어떤가. 이제 싸움을 시켜도 되겠는가?”
그러자 기성자가 대답했다.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은 저돌적으로 살기를 드러내며 끊임없이 싸울 상대를 찾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를 듣거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 
또 열흘이 지났다.
“아직도 훈련이 덜 됐습니다. 여전히 다른 닭을 노려보거나 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자 기성자가 왕에게 말했다.
“이제 됐습니다. 이제는 상대 닭이 아무리 소리치며 덤벼 들어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보면 흡사 나무를 깎아 만든 닭 같습니다. 이는 덕이 충만하다는 증거로 어떤 닭도 당해내지 못할 겁니다. 그의 겉모습만 봐도 모든 닭이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도망칠 것 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너무도 급진적이며 조금도 여유를 가지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피해를 주려고 하며 그도 안되면 막가파식의 행동도 서슴치 않는게 오늘의 현 주소다.
더욱이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어 당선된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상황은 훨씬 심하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지금의 자리를 놓지지 않으려고 아주 사소한 것에도 예민한 대응을 하고 자신에게 도전하는 모든 사람들은 철저히 박살을 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모두가 ‘소인배’들이나 하는 짓거리일 뿐 정작 자신이 유권자들을 생각하고 내뱉은 약속을 생각한다면은 그렇게 하라고 해도 못하는 게 진정한 리더이며 지도자이다.
말로는 하루에도 몇 백 층의 빌딩을 쌓을 듯이 허풍을 떨다가도 다음 날 조금만 불리해지려는 낌새가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말을 바꾸고 오늘의 친구를 철저한 적으로 만들어 가는 현세가 너무도 안타깝고 짠할 따름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인격’을 가꾸어 가자.
사람들 앞에서는 인자한 척 하면서 뒤로는 온갖 악취를 뿜어대는 치졸한 인간보다는 사람들이 있으나 없으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양보하고 겸손해 하며 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살아가야 한다면 지나친 욕심일런지.
비온 뒤 하늘에 잠깐 뜬 무지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할지 모르나 해가 나타나면 곧 바로 사라지고 만다. 선출직이 무지개와 같은 상황이다. 
분명 하늘에 무지개는 보이는데 정작 무지개를  잡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인격자는 아무리 많은, 아무리 힘센 닭들이 도전을 해 와도 결코 흔들림이나 동요됨이 없이 조용히 자신의 전열을 가다듬을 뿐 즉각적인 대응은 하지 않는 법이다. 즉 목계(木鷄)와 같은 마음을 갖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목계와 같은 진정한 리더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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