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근육 통증과 반복바우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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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근육 통증과 반복바우트 효과
  •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정일규 교수
  • 승인 2020.11.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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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정일규 교수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정일규 교수

김 과장은 지난 토요일 회사의 창립기념일에 등산을 다녀왔다. 평소 산에 갈 일이 없었는데 해발 800m의 산 정상에서 내려 보는 연봉과 운무는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일요일을 보내고 출근하는 월요일이 되었을 때였다. 자고 일어나면 풀리겠거니 했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의 통증이 훨씬 심해진 것이다. 출근길에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너무 아파서 난간을 잡고 간신히 발을 내딛을 정도였다.  


이처럼 운동 당일엔 괜찮았지만 하루나 이틀이 지나 근육에 통증이 뒤늦게 나타나는 현상을 ‘지연성근통증’(또는 돔스, DOMS)이라고 한다. 그 원인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은 운동할 때 근육이나 힘줄의 미세구조에 손상이 나타나고 이 손상에 의해서 백혈구가 손상부위로 이동해 염증반응과 함께 근육의 부종과 같은 통증 요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세구조의 손상은 근육세포 내에 많이 존재하는 크레아틴분해효소 등이 혈액 중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운동 중 근육 미세구조의 손상은 신전성 수축에서 주로 일어난다. 신전성 수축이란 근육의 전체 길이는 늘어나면서도 그 근육의 일부 근섬유는 교대로 수축을 하면서 근육의 긴장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무거운 덤벨을 이용한 운동에서 팔꿈치를 펴면서 내릴 때 상완이두근이 늘어나면서도 계속 힘을 발휘하는 상태를 들 수 있다. 또 내리막길에서 발을 딛을 때 허벅지 뒤편의 햄스트링스의 전체 길이가 늘어나는 중에도 그 근육의 일부 근섬유는 수축하면서 어느 정도의 긴장을 유지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리막을 내려갈 때 몸의 관성을 억제하지 못해서 넘어지게 될 것이다. 
신전성 수축은 ‘지연성근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계획적으로 근력훈련을 할 때는 근육을 효과적으로 비대 시키기 위한 방법이 된다. 
즉 근력훈련은 근육의 미세구조에 반복적인 손상을 주고 이 손상으로부터 복구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근단백질의 합성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로 돌아가서 지연성 근통증이 나타났을 때, 이를 운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까? 
대부분 연구는 이 경우 적절한 운동이 통증을 더 악화시키거나 회복을 지연시키지 않고 오히려 통증을 완화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지연성근통증’은 일반적인 근육파열과는 다르게 근육의 미세구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같은 운동에 대해 더 이상의 손상을 감소시키는 적응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반복바우트(repeated bout) 효과’라고 한다. 이 효과는 단지 통증만이 감소하여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부종이나 근력감소 그리고 운동범위의 감소와 같은 손상지표들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연성근통증’을 실제 근섬유의 파열로 인한 부상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연성근통증’은 근육을 움직일 때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근섬유의 파열은 더욱 날카롭고 참기 힘든 통증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또 ‘지연성근통증’은 보통 운동 후 24시간에서 48시간이 지나 나타나지만 근섬유 파열은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 바로 나타난다. 


그리고 ‘지연성근통증’은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해소되며 스트레칭 등이 도움을 주지만 실제로 근섬유가 손상된 경우에는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킨다. 뿐만 아니라 ‘지연성근통증’을 관절부위가 삐거나 그로 인한 인대와 연골의 손상 또는 활액낭염 등과 혼동해서도 안 된다. 이러한 종류의 손상은 우선 염증과 통증에 대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지연성근통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과 함께 준비 및 정리운동을 충분히 하고 허벅지나 종아리슬리브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마사지나 온열 찜질 등을 하고 운동 중이나 운동 후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 피로는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는 말이 언제나 맞는 말은 아니지만 ‘지연성근통증’의 경우에는 적절한 운동이 통증을 경감시키고 피로에서 빨리 회복하는 방법이 된다. 물론 ‘반복바우트 효과’를 기대하더라도 통증을 무조건 무릅쓰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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