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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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이 뭐길래”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1.28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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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옮겨 다니며 투표 종용 의혹
“알았으면 나라도 옮기지 못하게 했을 것”
당시 주무 담당 공무원 “기억이 안난다”

옥천읍 양수1리가 이장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0가구 1,700여 주민이 살아가는 이 마을이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이장 선거로 몸살을 앓는 이유는 뭘까.

사건의 발단은 2019년 12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마을은 매년 12월이면 마을 주민들의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이른바 ‘대동회’를 개최해 왔다.

대동회는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 주민들의 안부와 외지에서 사는 자식들의 근황 등을 묻는 전형적인 마을의 축제날이다.

마침 그날 2년 임기가 끝나는 차기 이장선거도 같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이장선거에는 10명의 마을 개발위원들이 선거관리위원으로 참여했다.

갑자기 사라진 투표함

마을 최대 관심사인 이장 선거가 이 마을 경로당에서 사회자 S씨의 진행으로 투표가 시작되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투표함이 사라져 버렸다.

누군가가 투표용지가 든 투표함을 들고 인근 할머니들이 있는 방으로 옮겨 간 것.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할머니들의 투표용지를 통에 넣은 투표함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후보로 나선 J씨는 “시간도 많이 흐르고 해서 가능한 참으려고 했다.

하지만, 마을 어르신들이나 주민들이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다음을 위해서라도 원인을 꼭 밝혀 내야 한다”고 하길래 하는 수 없이 (옥천향수신문사에) 제보를 하게 됐다고 했다.

J씨는 “당시 선거를 생각하면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후보 기호 배정부터 잘못됐다.

공정하게 기호 추첨부터 했어야 했는데 누군가가 현 이장인 나를 2번에 주고 경쟁자에게 1번을 줬다.

더욱이 할머니 유권자들에게 투표함을 들고 간 사람이 이곳에 동그라미를 치라며 경쟁자에게 유리하도록 독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표함을 옮겨 투표용지를 받아 오는 그런게 무슨 공정선거냐, 당시 선거만 생각하면 불쾌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시골 정서상 그리했지 않았겠는가

이에 대해 같은 후보로 나섰던 K씨는 “경쟁자가 있으면 나는 안 나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자꾸만 주위에서 나가보라는 말에 등떠 밀려 나갔다.

더욱이 투표함을 투표장이 아닌 외부로 옮겨가면서 투표를 했다니 나 역시 이해가 안된다.

알았더라면 나부터 막았을 것이다.

아마 시골 정서상 나이든 어르신들을 위한 마음에 그리했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이 넘은 지금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당시 사회를 맡은 개발위원 S씨는 “나는 행사 진행을 위한 사회만 봤을 뿐 투표장면은 보지 못했다.

그저 진행만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옥천읍사무소 이장 담당 T씨는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

관례처럼 이장 선거가 잘 끝났는지 당선자가 누구인지만 파악했다”고 했다.

즉, 선거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게 없다고 했다.

아무리 작은 선거라도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양수리 주민 A씨는 “조용한 마을에 이게 무슨 창피냐, 좋은 소식이 들려도 별론데 이런 비뚤어진 모습까지 보여주는 양수1리가 부끄럽다”며 “그러나 분명한건 아무리 작은 선거라도 공명정대하게 치러져야 하는건 맞다.

투표함을 옮겨가며 여기 찍으라 저기 찍으라 하는 것은 백번 양보해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리게 하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한편, 옥천군은 224개 리 가운데 옥천읍 매화리만 수년째 이장을 뽑지 못해 궐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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