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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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선물
  • 나숙희 수필가
  • 승인 2021.01.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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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한 바람 소리에 아침을 맞이했다. 실내 온도를 끝까지 높여 놓았는데도 이불속 까지 한겨울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느낌이다.


갑자기 들리는 카톡 소리에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이불을 걷어내고 벌떡 일어났다. 새벽녘 카톡 소리는 그 옛날 장 닭이 새벽 시간을 알려주는 것처럼 ‘꼬끼요’ 하고 목청 높여 울어대는 것처럼 들린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좋은 글을 보내주는 지인이 너무 고맙다. 차가운 날씨에 뇌경색 심근경색에 대한 주의 정보를 그림과 글로 자세하게 보내 주었다. 생각으론 알면서도 또 다시 한번 새겨 들어야지 다짐을 해 본다.


아침엔 무슨 국을 끓일까 생각하면서 서둘러 거실로 나왔다. 늙어버린 살림들이 나를 보고 방긋 웃어준다. 모두 주름진 모습들이다. 손때가 잔뜩 묻어있는  살림이지만 나에겐 더 없이 소중한 친구들이다. 보는 것 만으로도 사랑스럽다. 거실 커튼을 활짝 열어 제치니 하늘이 모두 거무스레한 색깔로 덮여있다. 뜨거운 국물 한 사발이 생각나는 그런 날인 것 같다. 


나는 그냥 하루의 일과처럼 커다란 머그잔에 믹스커피 두 봉지를 넣고 펄펄 끓고 있는 물을 한 가득 부었다. 코끝으로 스며드는 커피향이 부자가 된 것 만큼이나 행복하다. 커피가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니 온 몸이 뜨거워진다. 나는 눈을 감고 새해에는 어떤 계획으로 약속을 지킬까 고민이 되었다. 간절한 바램으로 새해를 출발하고 싶다. 그 이유는 간절한 마음과 거듭되는 고민 때문이기에 그렇기도 하다.


어느 해 인가 ‘좋은 생각’ 책 속에서 읽은 해돋이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절망에 빠져 죽음을 생각한 청년에게 어느 노인이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청년의 인생을 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노인과 함께 새해의 첫 날 떠오르는 해돋이를 보면서 결심의 눈물을 많이도 흘렸을 것이다. 훗날 그 청년이 세운 초등학교에 ‘해돋이를 보아라’라는 교훈이 지금까지 훌륭한 가르침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글이다. 노인이 건넨 사랑과 위로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올 한해는 많은 책들을 읽고 내 마음의 집들을 더 튼튼하게 지어야겠다. 우리 대한민국을 책임질 꿈나무들에게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통해서 마음도 몸도 건강해지듯 희망도 행복도 모두 건강 안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웃음이 많이 사라진 요즘 새해에는 억지로라도 웃어봐야 겠다. 활짝 핀 꽃도 사람의 미소만 못하다고 하지 않는가. 


미역국 냄새가 진동하는 아침 밥상이 제법 훌륭하다. 미역국을 한가득 입에 넣으니 가슴속까지 달짝지근하다. 꿀을 먹는 것처럼 아주 달콤하고 맛있다. 별일없이 소소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지금에서야 느끼니 나는 진짜 바보인가 등신인가 킥킥 웃음이 나왔다. 
나 태주 시인의 시처럼 ‘먹을 수 있어서 좋구나 마실 수 있어서 좋구나 함께 있으니 더 좋구나’


나는 달콤한 아침 식사를 시와 함께 먹었다. 이제 희망찬 새해에는 우리 모두에게 present ‘선물과 현재’라는 두 가지의 새해 선물이 안겨졌다. 현재의 주어진 새해 선물 사랑과 용기로 또다시 힘차게 내면의 아름다운 열정이 솟아나길 기대해 본다. 시간은 금이라고 말을 한다. 축복받은 2021년 새해의 하루가 흰 소와 함께 뚜벅뚜벅 행복의 문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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