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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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7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4.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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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유화

설유화의 다른 이름은 ‘가는잎조팝나무꽃, 수선국, 싸리꽃’인데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래된 옛날 한 산골에 ‘수선’이라는 효성이 극진한 소녀가 아버지와 둘이 오손도손 살고 있었다. 한데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 아버지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전쟁터로 나가게 됐다.

한 해 두 해가 지나 기다리던 아버지가 포로가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척 절망했으나 손을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어 남장하고 적국으로 잠입하여 옥리가 됐다.

그래도 만날 수 없어 안타까운 나날을 보내다 아버지가 다른 곳으로 이송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절망한 나머지 땅을 치며 통곡하자 적군은 지극한 효성에 감탄해 수선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이때 수선은 아버지 무덤에서 나무 한 그루를 캐와 아버지 유골처럼 생각하며 지극 정성을 다했는데 이 나무에서 흰 꽃이 피었다.

이 꽃이 바로 설유화다.

전설 속의 소녀 이름을 따 ‘수선국’이라 불리는 설유화의 꽃말은 ‘애교, 명쾌한 승리’다.

 

복숭아꽃

중국 한무제(漢武帝)는 복숭아를 무척 좋아하여 뒤뜰에 복숭아나무를 심어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즐기고 여름이면 그 열매를 즐겨 먹었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 때가 돼도 복숭아가 열리지 않았다.

해거리하는 것인데 이를 알지 못하고 마음 아파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리의 파랑새가 날아와 무제 앞에 날개를 접고 앉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여겨 신하 동방삭을 불러 그 이유를 물었다.

동방삭이 공손히 아뢰었다.

“그것은 장차 서왕모(最高位 女神)가 복숭아를 가지고 올 징조입니다.”

동방삭의 말대로 얼마 후 서왕모가 잘 익은 복숭아 27개를 가지고 와 무제에게 바쳤다.

그때 동방삭은 서왕모의 얼굴을 보더니 얼른 병풍 뒤로 숨었다.

무제는 그 복숭아의 맛을 보고는 매우 기뻐하며 뒤뜰에 심겠다고 했다.

그러자 서왕모는 이를 극구 말리면서 말했다.

“이것은 하늘의 복숭아로 땅에 심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개를 먹으면 천 년을 더 살 수 있습니다.”

서왕모가 가져온 복숭아는 30개였다. 그런데 그중 3개를 동방삭이 훔쳐 먹고 병풍 뒤에 숨은 것이다.

그리하여 동방삭은 삼천 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꽃말은 ‘용서, 사랑의 노예, 이해’다.

 

모로코 캐모마일

영국 원산으로 독일 프랑스 모로코에서 재배해 온 귀화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구름에 가까운 고산지대에서 산다고 해 ‘구름국화, 하늘국화’라고 부른다.

꽃잎 안쪽은 하얀색 바깥쪽은 빨간색인데 낮엔 흰색으로 활짝 피고 밤에는 꽃잎을 닫아 빨간색 꽃으로 변장한다.

해질 무렵 꽃잎을 닫은 상태, 꽃잎 뒷면 세로 빨강 뒤태가 아름답다.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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