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살리는게 아니라 지역을 살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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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살리는게 아니라 지역을 살리는 겁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11.1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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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면 궁촌리 이종두 이장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종두 이장은 이제 궁촌리 저수리 일대에 바람개비를 설치, 옥천 제일의 힐링장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반드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종두 이장은 이제 궁촌리 저수리 일대에 바람개비를 설치, 옥천 제일의 힐링장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62가구 223명이 살아가는 옥천군 청성면 궁촌리(이장 이종두). 

마을 주민 대부분은 감자와 옥수수 그리고 콩을 주요 작물로 재배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작물들도 시간이 갈수록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로 궁촌리 이장 9년 차에 접어든 이종두(72) 이장.

궁촌리가 고향인 이 이장은 2008년 옥천농협출장소장을 끝으로 사회활동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고향의 품에 안겨 본격적인 시골생활을 이어 나갔다.

사실 이 이장이 처음부터 이장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지난 세월 몸에 찌든 사회생활의 묵은 때를 벗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생을 즐기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마을 이장을 맡아 오던 전 이장이 너무 오래 이장을 맡다보니 마을 발전은 물론 구태의연한 사고로 인해 더 이상 기대치가 사라져 버려 새로운 적임자를 찾고 있었던 것.

5억 들여 궁촌저수지 개보수
다목적광장과 벼건조장도 설치

“능력도 힘도 없는 저에게 궁촌리장을 맡아 달라는 주민들의 부탁에 사실 난감했습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고 뛰어난 실력을 지닌 사람을 마을 대표로 선출하는게 맞다고 몇 번이나 말했으나 주민들은 끝까지 저를 추대하고 말았습니다”라는 이 이장은 “기왕 맡은 이장이라면 주민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고 힘닿는 데까지 헌신을 다 하는게 도리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팔을 걷어 부쳤다. 여느 이장과 마찬가지로 마을 안길 확·포장과 같은 기본적인 사업은 물론 당장 주민들의 실생활과 연관이 되는 일들부터 처리해 나갔다. 그 중에서도 마을 저수지가 가장 큰 현안문제로 떠올랐다. 그래서 저수지부터 손보기로 했다. 축조된지 오래된 마을 안 궁촌저수지는 여기저기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서 ‘창조적마을사업’에 도전키로 하고 신청서를 냈다. 운좋게 선정이 됐다. 이때 받은 5억 원을 들여 저수지 개보수 작업을 마쳤다. 주민들은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고 좋아했다. 저수지 개보수 공사에 용기를 얻은 이 이장은 지금까지 이 저수지는 주민들에게 단순히 농업용수 역할만 해 오던 것을 주민들의 건강증진과 외지인들을 위한 힐링코스로 만들어 궁촌리를 방문하는 불특정다수인을 위한 ‘쉼터’를 만들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했다. 여기에 다목적광장과 벼건조창고도 마무리를 했다.

“저의 작은 노력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 긍지를 느낍니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끝까지 추진해 반드시 주민들에게 돌려 드릴 생각입니다”라고 했다.

초등학교는 마음의 
고향이자 정신적 지주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작심하고 계획을 하나 세웠다. 바로 ‘청성초등학교 살리기 운동’이 그것이다. 1932년 3월 21일 개교, 90년의 역사를 지닌 청성초등학교가 학령인구 감소로 자칫 폐교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마음이 다급했다. 누군가는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 교육부 기준 전교생이 3년 연속 20명 이하가 지속될 경우 본교가 아닌 인근 초등학교에 통합되도록 규정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이 이장은 마을 주민은 물론 옥천군과 옥천교육지원청 등 학교와 연관된 기관과 인사들을 모조리 찾아 다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청성초등학교만은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이 이장의 청성초 살리기 노력에 감동한 사람들이 힘을 보탰다. 그리고 결국 열매를 맺었다. 4개월만에 7,500만 원이라는 기금이 조성됐으며 출향인은 물론 4,000여 명의 졸업생들도 힘을 보탰다. 여기에 옥천군이 청성초 학생 늘리기 일환의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운영, 지금은 재학생이 28명으로 늘어났다. 

“청성초는 청성면민은 물론 옥천군의 정신적 지주입니다. 시골에 위치한 작은 학교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학교가 사라진다는건 정신적 지주가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초등학교야말로 마음의 고향이자 영원한 추억의 명소입니다”라는 이 이장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궁촌저수지 일대에 바람개비를 만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 생각입니다. 특히, 궁촌리는 며칠 전 준공식을 본 궁촌재전망대가 있어 여느 마을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이며 안개 낀 궁촌리야말로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몽환 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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