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위한 일인데도 진행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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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위한 일인데도 진행이 안됩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2.04.07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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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석탄1리 김혜자 이장
김혜자 이장은 “귀농‧귀촌인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규제에 앞서 행정의 탄력성이  더 급선무”라고 했다.
김혜자 이장은 “귀농‧귀촌인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규제에 앞서 행정의 탄력성이 더 급선무”라고 했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반딧불이 축제’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옥천군 관내 227명의 이장 가운데 몇 안되는 여성 이장 가운데 한 명인 옥천군 동이면 석탄1리 김혜자 이장. 김 이장은 올 1월 1일 난생 처음 이장직을 맡았다. 당연히 주민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그만큼 김 이장은 주민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는 증거일 터.

김 이장은 석탄1리가 고향이 아니다. 말마따나 전형적인 귀촌인이다. 김 이장이 석탄1리로 삶의 터전을 옮겨오기 전까지는 줄곧 대전에서 생활했다. 석탄1리로 이사를 온 것은 9년 전 남편(곽연천)이 정년퇴직을 하면서다. 지난 세월 가끔씩 들르던 석탄1리가 너무도 마음에 들어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지금의 장소를 택했다.

“석탄1리에서 외지인이 이장이 된건 아마도 제가 처음일거다. 지난 세월 원주민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이장을 하지 못했으니까”

마을회관 보수 시급한데
“추경때까지 기다려라”

처음 만난 김 이장에게서는 남성 못지 않은 강인함이 느껴졌다. 말만 번지르한 사람들에 비해 합리적이고 설득력 강한 그녀는 어지간한 남성들 서너 몫은 거뜬할 것처럼 보였다.

“이장이 되고 보니 마을 곳곳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마을회관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지은지도 오래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출입이 금지돼 있어 지금은 건물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균열이 가 하루라도 빨리 손을 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라는 김 이장은 “옥천군에 수차례에 걸쳐 보수를 요청했지만 올 8월 계획돼 있는 추가경정예산 핑계만 대고 있다. 지금 손을 보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수리가 가능한데 8월까지 기다리면 2배 이상의 수리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 이장은 이어 “마을 주민들이 먼저 수리하고 나중에 비용을 지급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해도 군에서는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안된다라고만 말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옥천군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인구증가 정책 의미없는 헛구호
최소한의 여유있는 행정 절실

김 이장은 옥천군의 인구증가 정책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옥천군이 시행하고 있는 인구증가정책을 보면 실망감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특히 나같은 귀촌인들에게는 더 그렇다. 담당자의 말대로 법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아량조차 없다. 사람이 살려면 작은 농막이라도 지어야 하는데 무조건 안된다고 한다. 더욱이 화장실까지도 못만들게 한다. 그럼 배설물을 어떻게 처리하란 말인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인구가 늘어나길 바란단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원컨대 의미없는 헛구호는 접고 귀농·귀촌인들이 살 수 있도록 좀 더 탄력있는 행정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장을 맡고부터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켜켜이 쌓인 마을 내 문제 때문이다. 사익을 위해서가 아닌 마을 주민들을 위한 일인데도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되는게 없다. 참으로 답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이장은 다른 마을과 달리 상수도 시설이 안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탄1리 주민을 위해 상수도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주들의 동의를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옥천군의 말에 따라 미국에 사는 지주에게까지 연락을 해 동의서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 이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커피와 도자기 기술을 살려 마을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고 체험을 하도록 하고 있다. 오로지 마을 발전을 위한 몸부림이다. 

석탄1리는 금년 3월 말 현재 98가구에 120여 명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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