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내내 손수 부대찌개 요리했습니다”
상태바
“21년 내내 손수 부대찌개 요리했습니다”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23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를 운영하는 강미숙 대표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를 운영하는 강미숙 대표

“우리 부대찌개 맛이 생각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제가 암만 맛있게 준비해 놓아도 손님이 안 오면 무용지물이다. 손님들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옥천군 옥천읍 성왕로 1263 1층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강미숙(56, 여) 대표. 맛있기로 소문난 21년 역사의 부대찌개 전문점이다. 남편만 믿고 옥천군 동이면으로 시집 온 부산댁이기도 하다.

유명한 매운탕집 ‘금강식당’을 운영했던 시댁에서 서빙을 한 게 장사와 인연이 된 그녀. 손님이 좀 없으면 없나보다, 오늘 안되면 내일, 아니면 모레는 잘 되겠지.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겁게 일해왔다.

우연히 모은 고추씨가 인연

시원소주 판촉사원으로 판촉물을 주면서 방앗간을 통해 모은 고추씨가 ‘부대찌개 전문점’이 될 줄은 몰랐다. 우연히 모으게 된 고추씨가 부대찌개 육수에 사용되며 강 대표의 부대찌개 21년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시작 초기 맛의 기준이 없어 좌충우돌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강 대표는 “전 주인이 부대찌개 레시피를 가르쳐줬는데 제 입에는 맛이 없어 그 레시피 기준에서 벗어났다. 들어가는 것만 알면 거기서 변형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육수를 내고 내 나름대로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해봤다. 당연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아는 손님들이 오면 ‘한번 드셔 보세요’라며 테스트를 한 후 맛의 기준을 잡아서 지금까지 꾸준히 부대찌개를 하게 됐다”고 했다.

나만의 맛 기준 21년

강 대표는 맛의 기준을 만들어 21년 간 부대찌개 전문점을 해왔지만 지금도 요리를 하면서 매일매일 음식 맛은 달라질 수 있기에 늘 맛을 보고 확인한다.

강 대표는 “찌개를 내가 아무리 맛있게 끓여 준다고 한들 그 손님의 입에 안 맞으면 맛이 없는 거다. 손님이 ‘짜요’ ‘싱거워요’ ‘달아요’라 해도 계속 한 손님만의 입맛에 맞출 수는 없다. 그래서 주인은 항상 기준이 있어야만이 음식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손님이 먹다 남기고 간 냄비가 있으면 왜 남기고 갔는지 먹어본다. 어제도 먹어봤다. 그렇게 21년을 장사해 왔다. 그래서 요리는 누구한테 안 맡기고 직접 한다. 남한테 못 맡기겠더라. 가르쳐준 직원이 내 맛을 따라와 ‘내가 없을 때 네가 끓여’ 했던 적은 있어도 모든 양념 다대기는 내가 직접 한다”고 했다.

또한 “햄은 안정적인 공급처와 15년 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좋은 재료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당면의 경우 부풀지 않고 꼬들꼬들해야 하는 기준에 어디 가서 당면을 먹으면 유심히 맛을 본다. 제 기준과 비슷한 게 있으면 생산자를 알아내서 재료상회를 통해 공급받는다. 원가는 뛰어도 그렇게 새로운 걸 투입하는 편이다.”고 했다.

단골손님 덕에 잘 견뎌내

코로나는 장사를 하는 자영업 뿐 아니라 모든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문을 닫는 곳도 많았고 스트레스와 경영난으로 전반적으로 힘들고 어려웠다. 하지만 ‘의정부부대치개 & 배부른 생오리’는 매상은 줄었지만 찾아오는 단골손님 덕에 잘 견뎌냈다.

“외지사람보다 단골손님이 많다. 손님은 보통 국제기계, 공무원, 직장인, 간호사, 의사, 약사, 군청직원에 주민들까지 찾아 준다. 단체 손님도 많아 어제도 40명을 받았다. 코로나로 매상은  월 1,000만 원 정도가 줄었지만 먹고 살만하다. 저희 가게는 매출이 똑같은 날도 있고 들쑥날쑥없이 꾸준한 편이다.”고 했다.

20년간 쉬는 날 없어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의 대표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처음부터 시작해 21년을 요리한 ‘부대찌개’다. 그리고 부산의 유명한 삼진어묵으로 만든 15년 오뎅볶음, 지금의 가게에서 시작해 7년이 된 생오리 메뉴는 모두 손님들에게 잘 나간다. 특별히 하나를 꼽으라면 21년의 부대찌개라고 하지만 강 대표는 부대찌개, 오뎅볶음, 생오리 모두 맛있다고 한다. 이 모든 메뉴를 만들고 애착을 가지는 데는 그녀만의 끈질긴 노력과 억척같은 땀과 눈물이 있었다.

강 대표는 “남편과 20년 동안 놀지 않고 쉬는 날없이 열심히 일했다. 여기 와서 작년부터 한 달에 두 번만 쉬기로 했다.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다. 그러다 보니 건강을 챙기려 하는데 자꾸만 아프다. 남의 집에 세 들어 살면서 울기도 참 많이 울어봤다.”고 했다.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 가게의 모습.(043-733-8655)
‘의정부부대찌개 & 배부른 생오리’ 가게의 모습.(043-733-865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