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은 한옥으로 지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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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은 한옥으로 지읍시다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8.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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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무형문화재 23호’ 이연훈 대목장
‘충북도 무형문화재 23호’ 이연훈 대목장이 ‘내 집을 지읍시다:한옥 짓기’ 강연을 하고 있다.
‘충북도 무형문화재 23호’ 이연훈 대목장이 ‘내 집을 지읍시다:한옥 짓기’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세미나실. ‘충북도 무형문화재 23호’ 이연훈(65) 대목장 초청 명사특강 ‘내 집을 지읍시다:한옥짓기’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은 최근 한옥 건축에 관심이 늘고 옥천의 전통문화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서 마련한 ‘문화콘서트 안뜰’의 기획 프로그램으로 한옥과 집짓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강연에 초청된 이 대목장은 한옥 집짓기 강의에 충청북도 음성군의 ‘음성 관성헌’을 사례로 2시간 동안 열정적인 강연을 했다. 이 한옥은 4칸의 집에 공사 기간으로 2년이 소요되었다. 

이 대목장은 한옥 집짓기의 순서는 크게 ‘집 짓기 전단계’ ‘집 짓기 준비단계’ ‘기초공사’ ‘초석놓기’ ‘치목공사’ ‘조립’ ‘지붕공사’ ‘실내공사’ ‘기단작업’ ‘창호작업’ ‘바닥공사’ ‘마감공사’ ‘주변정리’ ‘입주식’ ‘완성’의 순서로 나누어 공사현장 사진과 함께 세세하게 설명을 곁들었다. 

한옥은 터에 맞게 설계해서 집을 짓는 게 중요하므로 평소 한옥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연이었다. 

강연을 통해 기초공사의 중요성과 집짓기 전 단계에 계토제를 지내는 점, 다림 하나를 조립한 후 입주식을 하는 전통 의식, 지붕공사에서 대나무 산자 엮기로 하나하나 꼼꼼하게 대나무를 엮어 가는 과정, 미장공사는 공을 들이지 않으면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옥 집짓기는 공정마다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집짓기에 참여했고 무형문화재들이 집을 지었다고 했다. 그리고 한옥은 사연이 있는 집을 짓고 특히 문화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집을 짓는 게 좋다는 점을 알려 주었다. 

한편, 한옥은 집을 잘 지어도 관리 못 하면 집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옥만이 가진 특징도 설명했다. 

한옥은 안채와 사랑채가 어울리는 집이어야 하고 가족이 함께 집을 짓는데 참여하면 오래도록 집에 애착을 갖고 지켜나갈 수 있음도 짚어주었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곡선과 비례
옥천 옥주사마소 건축에 참여

이 대목장은 17세에 처음 입문해 2021년에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23호’로 인정을 받았다. 고 신재언 충북도 무형문화재 23호 대목장으로부터 사사를 받았으며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을 획득(1991)했다. 제천 덕주사 요사채, 청주 복천암 대웅전 신축, 보은향교, 회인향교, 청주동헌, 옥천 옥주사마소 등 충북도 주요 전통문화재 건축에도 참여했다.

그는 “고향 선배였던 신재언 무형문화재를 따라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 돈 벌기 위해 시작하면서 발을 딛게 되었다. 아마도 먹고 살기 위한 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목수를 하라고 했다면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목장은 한옥마을을 통해서 충북 음성군의 관성헌 공사에 한옥마을에 강연까지 맡게 되는 계기로 한옥의 길로 접어들며 전통한옥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사찰 즉 절집만 지었었다.
그는 한옥의 아름다움에 대해 “한옥의 아름다움은 선, 곡선에 있다. 선을 기본으로 비례가 맞아야 한다. 맞지 않으면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며 “신재언 선배님이 대목장이 되면서 제가 쉽게 그 길을 이어 갔다. 저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세상을 그렇게 빨리 떠나실 줄 몰랐다. 그게 아니었다면 저는 대목장을 생각도 안 해봤다. 누군가는 우리 한옥을 널리 알려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한옥문화원에서 강사를 하면서 후배들한테 널리 알리고 있다. 오늘 한옥 집짓는 강연과 한옥을 알리는 일을 한옥에서 하니까 너무 좋다.”고 했다. 

강연에 참석한 박삼봉(78) 씨는 “평소 한옥에 대해 관심이 많아 듣게 됐다. 이 나이에 한옥을 짓고 살았으면 좋겠지만 집 짓는 게 만만치 않다. 6·25때 피난갔다 온 이후 선친께서 한옥을 두 번 짓는 것을 봤다. 짓는 걸 직접 돕기도 했기 때문에 한옥 구조에 대해서 알고 해서 강사님의 말씀이 충분히 다 이해가 된다. 한옥은 못질을 안 하고 나무로 빈틈없이 끼우고 하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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