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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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3.04.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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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국외연수에 거는 기대

옥천군의회가 지난 달 13일부터 1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다녀 온 것으로 타 시·군에 비하면 그다지 잦은 것은 아니다. 더욱이 얼마전 충청북도의회처럼 기내에서 승무원을 상대로 이해 못할 행동을 하거나 호텔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하지도 않았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최선을 다해 배우고 익히는데 고군분투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지난 18일 열린 공무국외연수 결과보고회 자료를 보면 출발 당일부터 빡빡하게 돌아갔다. 구경은커녕 쇼핑은 물론 사적인 시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시간이 연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발 당일인 오전 11시 5분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들 연수팀들은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다케오시도서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연수팀들은 도서관 관계자들로부터 도서관 운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어떻게 하면 우리 옥천군에 접목을 시킬까 고민을 했다. 획일화되고 경직된 사고를 지닌 공무원들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네 도서관 운영방식보다는 민간에 위탁을 줘 진일보된 도서관 운영을 하는게 훨씬 생산적이라는데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다케오시도서관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에게 위탁을 줘 임대시설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자체 인건비는 물론 도서관 운영의 적자를 충당하고 있었다.

이후 연수팀들은 우레시노 구마모토를 방문, 인구소멸에 대한 대응 방안과 야츠시로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설명, 구마모토현 농업공원컨트리파크에서 농업시설과 로컬푸드에 대한 설명, 야나기바시연합시장을 방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에 대한 방안 등에 대해 듣고 배웠다. 

이처럼 조금의 여유도 없이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하느라 연수팀 일부에서는 “이렇게 힘든 연수라면 다음부터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모두가 기진맥진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옥천군의회 일본연수를 두고 많은걸 느끼게 된다. 우선, 지난 세월 우리나라 지방의회가 실시하는 해외연수라 하면 으레 놀고 먹고 구경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과 달리 이번 옥천군의회 연수는 매우 알차고 효과적이었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다. 기왕 군민의 혈세로 떠나는 해외연수인만큼 뭔가를 얻어 오려는 노력이 눈에 띠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아무리 열심히 견학을 하고 보고 배운들 그러한 것들을 우리 옥천군에 접목을 시키지 못한다면 이 또한 공염불이나 마찬가지다. 보고회에서도 지적이 됐지만 힘들게 연수를 다녀왔으면 그에 걸맞는 결과를 도출하는게 맞다라는 심사위원들의 지적을 깊이 받아 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해외연수보고서 하나 달랑 작성하고 이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연수를 가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사실이다. 결과없는 연수는 놀고 오는 연수와 다를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본시 망각의 동물이라고 오늘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는 듯 잊혀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일본 국외연수는 다르다. 물론 연수 참가자들의 사비도 일정 부분 들어갔지만 군민의 혈세도 상당 부분 들어간만큼 시간이 지났다고해서 얼버무릴게 아니라 보고회에서 약속한 세부 내용에 대해 분명한 결실이 맺어지길 기대해 본다. 

더욱이 이번 연수에 대해 말없는 불특정다수의 군민들은 옥천군의회의 언행(言行)의 일치를24시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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