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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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3.05.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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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철 군수님께 드리는 두 번째 편지

가능한 전화를 드리거나 만나서 대화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때로는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도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 초 옥천군 공무원 인사 관련 문제로 군수님께 첫 번째 편지를 드린 후 이번이 두 번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군수님, 오늘 드리는 편지 역시 공무원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왜 매번 공무원과 관련된 것만 얘기하느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그만큼 옥천이라는 도시가 공무원들의 영향력이 크고 군민들 역시 공무원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얘기는 5만 옥천군민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옥천군공공급식센터’(이하 센터)입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센터의 역할은 양질의 식재료를 관내 학교는 물론 모든 공공급식시설에 납품하는, 말 그대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고 밑바탕이 되는 먹거리를 취급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입니다. 이렇듯 중요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심점이 되는 센터가 제대로 작동도 하기 전에 말썽의 소지가 있다면 분명 문제가 다분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을 겁니다.

사실 센터 설립을 시작한 시기는 전 김재종 군수 시절이었습니다. 황 군수님은 그저 전임자가 진행해 온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 특별한 테클을 걸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전임 군수님이 어련히 잘 알아서 하셨을까 하고 마음을 놓았던 거죠.

그런데 의외의 아니, 전혀 예상 밖의 결과로 지금 군민들은 마음이 편칠 않습니다. 분명 센터를 설립할 당시 목적은 현행과 같은 민간 위탁이 아닌 ‘군 직영’이었습니다. 민간 위탁으로 발생한 잡다한 말썽을 없애고 보다 진일보된 급식체계를 이뤄보자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지금과 같은 민간 위탁으로 결정이 되면서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군 직영’에서 ‘민간 위탁’으로 결정되기까지의 사실을 황 군수님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군 관계자가 군수님을 철저히 따돌리고 그들만 아는 영업비밀(?)로 일을 진행하려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그렇다고 황 군수님에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명색이 700여 옥천군 공무원들의 생사여탈을 쥐고 있는 군수인데도 그러한 군수를 무시하고 자기들끼리만 쉬쉬하며 일을 진행한다는 건 옥천군 공무원 기강이 해이해질 대로 해이해졌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러한 책임의 꼭대기에는 군수님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황 군수님이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 군수님은 사람만 좋지! 조직을 다루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본시 조직의 리더란 때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매서운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고 때로는 아버지와 같은 자상함도 묻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군수님은 전자는 찾아볼 수 없고 후자만 드러나니 결국은 공무원들이 군수님을 무시하고 왕따를 시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군수님, 군수님은 개인이 아닙니다. 5만 옥천군민을 대표하는 옥천군의 수장입니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공무원들의 말만 의식하지 말고 저 같은 민초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주셔야 합니다. 옥천군에 사는 군민 모두가 공무원은 아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황규철 옥천군수님, 지금부터라도 군수님만의 독특하고도 분명한 컬러를 보여 주십시오. 공무원이 군수님을 무시하는데 저같은 민초들이야 발로 밟으면 아무 소리도 못 하고 내지 못하고 그저 복종하고 숨죽여 살아야 하는 현실에 못내 답답하고 슬픕니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분명 어느 시점에 가서는 그들은 군수님에게도 칼을 들이댈  게 분명합니다. 제발 정신 바짝 차리십시오. 그때 가서 땅을 치고 원망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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