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옥천에서 나고 자란 3살(25개월)된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저희 가족은 불과 3개월 전까지만해도 다른 가족처럼 화목하고 행복한 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11일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난 이후 저희 가족들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억울한 마음으로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 생전 아내는 시부모님, 친정 아버지, 시동생 그리고 남동생에게 너무도 따뜻하고 착한 며느리이자 딸이고 누이였으며 형수였습니다. 특히, 저와 제 아들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아내였던지라 제 아내는 저와 저희 아들을 무척이나 사랑했으며 비록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여느 가정 못지 않게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도 아내는 병원에 머무르며 실습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곳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제대로된 돌봄을 받지 못한 모습에 가슴아파하며 정식 의료진도 아닌 간호실습생 신분으로 혼자서 3일이라는 시간을 버텨냈습니다.
그러던 중 평소 친하게 지내던 퇴사하신 분께 의료진이 없어 케어가 안되고 있다는 사진을 몇 장 찍어 보낸 것이 그만 죽음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어 의료진의 필요성에 대해 사실을 알린게 그리도 큰 잘못이었는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해당 사진은 옥천향수신문에 게재가 되고 사건 전모에 대해 대대적으로 기사화가 됐습니다.
그러자 병원 실세인 L행정원장은 아내에게 “실습생이 언론사에 제보를 해 문제를 일으켰으니 간호학원 원장님을 통해 병원 대표에게 사과하면 고소를 안하겠다”는 협박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아내는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두려워 병원 실세인 L행정원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울면서 “죄송하다. 고소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L행정원장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그것만으로 안된다”는 매몰찬 답변 뿐이었습니다.
이후 L행정원장은 아내와 여러차례 통화와 문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소 운운하며 제 아내에 대한 협박을 이어갔습니다. 동시에 병원 손실금이 대략 10억 원 정도라고 하며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고소를 안할거라고 했습니다. 마치 제 아내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가 실린 옥천향수신문에 전화해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시켜서 한 것이라는 확인서와 기사가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는 확인서를 가져 오라고 했습니다.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당시 옥천향수신문 보도는 사실만을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비대위 그 누구도 시키거나 종용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행정원장은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서 가져오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했습니다.
그러나 있는 사실을 가감없이 보도한 옥천향수신문에 대해 아내는 L행정원장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당시 옥천향수신문은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한 올바른 보도였으며 비대위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이후 아내는 L행정원장으로부터 고소 얘기를 들은 올 1월 9일부터 생을 마감하는 2월 11일까지 너무나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으며 급기야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머나먼 먼 길을 홀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존경하는 옥천군민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정식 의료진도 아닌 간호실습생이 환자들을 케어하는데 한계가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실태를 찍어 병원 퇴사자들에게 보낸 사진이 그토록 잘못된 행위일까요, 아니면 병원 측에서 환자들을 케어할 의료진 공백에 대한 책임과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은 도외시하고 아무런 힘도 없는 간호실습생을 협박으로 몰아 부쳐 결국 세상을 등지게 한 L행정원장의 행위가 정당한 걸까요.
이제 와 생각해보니 아내에게 차라리 간호조무사 실습을 하도록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당시 상황을 보고도 모른체 했더라면 제 아내는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후회와 자책감만 남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서 L행정원장은 옥천 모 신문에 호소문을 내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합리화와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너무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런 돈 있으면 직원들 밀린 월급이나 주는데 보태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설상가상 호소문 내용에는 아내를 죽음으로 내 몬 미안한 마음이나 사과의 글은 단 한 글자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자기 방어에만 골몰하는 변명만 가득했습니다. 특히 호소문 끝부분에 “금번 사건으로 인하여 도담병원이 새로이 출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라는 L행정원장의 글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L행정원장은 병원을 정상운영하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병원 재정이 최악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인수를 했습니다. 급기야 병원을 경매에 내놓은 것을 보고 정말이지 인간의 가면을 쓴 짐승만도 못한 ‘인면수심’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L행정원장은 돈이 되는 것이라면 사람의 목숨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말 그대로 사람의 탈을 쓴 악마 그 자체입니다. 더욱이 L행정원장은 아내가 죽은 이후 남편인 저에게 지금까지 단 한통의 전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L행정원장은 이 글을 보고 또 저에게도 고소를 한다고 협박을 하겠지요. 마치 제 아내에게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아내 지켜주지 못한 남편, 속죄하는 길이라 생각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더 이상 아내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도담노인요양병원의 L원장 같은 사람이 이 사회에 존재할 수 없도록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지면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고발을 하는 것 입니다. 나아가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아내를 지켜주지 못한 못난 남편으로써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생을 달리한 아내에게 천만분의 일이라도 속죄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옥천군민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도와 주십시오. 지금 이 시간에도 L행정원장 같은 사람으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생을 달리하고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내가 죽기 전 휴대폰에 남긴 글이 떠오릅니다. “다시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
협박으로 생을 달리한 도담노인요양병원 간호실습생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