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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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78)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6.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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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나무꽃

중국 ‘아이누’족, 어느 여인의 남편이 집에 심어진 층층나무를 애지중지 키우고 사랑하였다. 아내는 자기보다 더 층층나무를 예뻐하므로 심술이 나 남편이 사냥나간 사이, 가지를 꺾어버리려 하였는데 그 나뭇가지가 튕겨 크게 코를 다쳤다. 이 말이 전해지자, 아이누 여인들은 절대로 층층나무를 건드리거나 꺾는 일이 없었다하고 나무가 죽어서 넘어진 층층나무에는 걸터앉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또 정월대보름이 되면 궁중에서는 향기 나는 떡을 만들어 먹었는데, 일반 백성들은 쌀가루로 반죽하여 누에고치, 목화송이, 과일과 채소모양을 만든 다음 떡으로 익혀서 층층나무가지를 꺾어다가 그 끝에 종류별로 하나씩 꽂아 장식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층층나무는 4~6월에 흰 꽃을 피우는데 관상용으로 정원에 많이 식재한다. 줄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가지를 낸 다음 한 층 높여 돌아가며 또 가지를 내는 형태의 나무로 위에서 보면 펼친 우산처럼 원형으로 보여 아름답지만 옆에서 보면 층을 이루기에 층층나무라 이름하였다. 잎은 넓은 난형으로 어긋나며 표면에 긴 줄기가 있다. 꽃은 흰색으로 지름이 5~12cm이며, 매우 작은 꽃들이 뭉쳐 하나의 송이를 이루며 새로 나온 가지 끝에 달리는데 산방꽃차례(꽃가지가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달리고 아래쪽에서부터 평평하고 가지런하게 핀다.)를 이룬다. 꽃잎이 대칭을 이루며 4장으로 갈라지는데, 마치 바람개비를 연상케 한다. ‘인내’가 꽃말이다.

 

붉은사철란 

제주도 기후에 잘 자라는 붉은 사철란은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민가가 살기 시작한 때, 들판에 놓아먹이면서 기르던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소를 찾아 헤매다 물영아리오름산 정상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배고프고 목말라 기진맥진 쓰러져 잠들었는데, 백발노인이 꿈에 나타나 ‘소를 잃었다고 상심치 마라. 그 소 값으로 이 산꼭대기에 큰못을 만들어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하리라. 네가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살이가 궁색치 않을 것이다.’ 눈을 떠보니 천둥번개치고 산꼭대기가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움푹 파이고 물이 고여 출렁이는 큰 연못이 만들어졌다. 그 후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았고 주변에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푸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붉은 사철란이 피어났다. 물영아리오름 이름을 딴 ‘난오름’이란 별칭을 가진 이 꽃은 ‘귀여운 요정’이 꽃말이다.

라바테라

성장기와 개화기가 3달이라 하여 유래된 이름이라 하고,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다. 초본류가 많지만 목본류도 있다. 높이는 1.2~3.0m이다. 잎은 어긋나고 솜털이 있으며 길이가 10~25cm이고 단풍잎같이 가장자리가 얇게 갈라진다. 꽃은 양성화이고 정제화이며 7~9월에 연한 붉은 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나 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의 지름은 5cm이고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5개이며 무궁화꽃을 닮았다. 꽃말은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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