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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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3.06.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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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용 ‘팰릿’ 어떻게 해야 하나

농사용 ‘팰릿’이 농민들로부터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일명 팔레트라고 불리우는 ‘팰릿’은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 데 있어 비료나 퇴비를 쌓아두려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팰릿도 일단 사용을 다 하면 이후 처리가 골칫거리다. 즉, 아무도 수거를 해 가지 않아 집마다 대여섯 개씩은 처박혀 있다. 그것도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어떤 팰릿은 너무 오랫동안 방치를 하다 보니 아예 썩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팰릿이 농가마다 버려져 있다 보니 급기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50~60년대 같으면야 귀한 몸 대접을 받으련만 요즘과 같은 세상에 어느 누가 이를 땔감으로 사용하겠는가. 더욱이 몸도 약한 촌로들에게 있어 팰릿은 말 그대로 골칫덩이요 눈엣가시다.

그렇다면 이 골칫덩이를 누가 치워야 하는가가 문제다. 얼른 생각하면 당연히 비료나 퇴비를 산 농가가 치워야 한다고 하겠지만 그게 그렇지 간단치가 않다. 농가에서는 비료나 퇴비만 샀지 팰릿까지 산건 아니다. 순전히 업자가 작업의 편리를 위해 비료나 퇴비 밑에 놓은 것이다. 그렇다고 비료업체에 책임을 묻는 것도 문제가 있다. 만일 업체에서 팰릿을 수거해야 한다면 지금보다는 상당 부분 비싼 가격으로 공급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농민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본시 이 사업은 지자체가 떠맡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러한 이유로는 어차피 지자체가 농민들의 농사를 위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농민이나 업체보다는 지자체가 책임을 지고, 수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이를 자자체에 책임을 지라는 것도 문제다. 비료나 퇴비를 주문받아 업자에게 전해주는 농협이 또 있다. 다시 말해 지자체는 농민들로부터 주문만 받아 이를 지역 농협에 내려보내면 지역농협은 물품 주문 목록을 비료업체에 보낼 뿐이다. 그래서 농협도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만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료나 퇴비를 농가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농협 그리고 업체 이렇게 3박자가 동시에 연결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농협 입장에서는 중간에서 그저 심부름 역할만 한뿐 어떠한 이득도 취하지 않기에 딱히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이러한 팰릿을 수거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방치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방치된 팰릿 바닥에는 쥐를 비롯한 갖가지 유해 물질들이 살고 있어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다.

해결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지자체에서 농민들을 위해 이러한 사업을 한다면 지자체와 농협 그리고 업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게 맞다. 어느 한쪽에서만 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무리라고 항변할 수 있기에 이들 3자가 머리를 맞대고 책임을 나누면 되는 것이다. 

결론은 그렇다. 농민들은 이러한 팰릿이 더 이상 농가에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더욱이 멀쩡한 팰릿을 수거하지 않음으로 인해 재활용도 불가능, 결국 자원 낭비는 물론 자연환경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팰릿’ 처리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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