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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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3.07.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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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가 자멸하는 원인(1)

어느 집단이나 조직을 막론하고 거기에는 반드시 리더라는 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적게는 마을 단위 소모임에서 크게는 국가라는 커다란 조직까지. 그러한 리더는 해당 조직을 잘 운영하여 모든 조직원들로 하여금 만족감을 주고 보다 나은 내일을 설계하는게 주된 임무다. 그런만큼 리더는 책임이 막중하며 동시에 조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그러한 리더도 자신의 좁은 소견으로 일관하다가는 조직원들로부터 화살을 맞게 되어 있다. 

그러한 이유로는 리더가 리더로써 갖추어야 할 자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환언하면, 그런 리더는 처음부터 조직을 맡지 않는게 옳다. 설령 조직원 가운데 누군가 추천을 한다 해도 사양을 하는게 맞다.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하는게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리더가 리더로써 인정을 받지 못하고 물러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고 ‘권한을 부하들에게 넘’기기 때문이다. 일찍이 한비자는 자신이 지은 책에서 “자신의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곧바로 자신의 입지가 약해져 종국에는 자신의 자리를 부하에게 넘겨주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실제로 권한을 넘겨 받은 부하는 자신의 분수도 모른채 마치 자신이 리더인 양 착각을 하고 좌충우돌하기 십상이며 조금 전까지만해도 자신이 떠받들던 리더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세력확산에만 열을 올리게 된다. 

두 번째로 리더가 자멸하는 원인은 ‘사사로운 일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옛날, 중국 진이라는 큰 나라가 괵이라는 작은 나라를 공격하려 했다. 그런데 괵나라를 치려면 인접해 있는 우나라를 거쳐야만 가능했다. 그래서 진나라는 우나라 왕에게 비싼 보석과 준마를 선물하며 지나갈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때 우나라 중신 한 명이 “괵나라는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는 이웃나라로 지금까지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진나라의 요청을 받아 들인다면 괵나라가 망하는 날 우리나라도 멸망할 것입니다. 그러니 결코 그들의 요청을 받아 들여서는 안됩니다”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보석과 준마에 눈이 먼 우나라 왕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길을 터주고 말았다. 그러자 중신이 우려했던대로 진나라 군대는 괵나라를 쓰러 뜨린 후 곧바로 우나라를 공격하여 보석과 준마를 빼앗고 말았다. 사사로운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앞을 내다보지 못한 리더는 망하는게 당연한 수순이다.

지도자가 자멸하는 세 번째 이유는 ‘쾌락에 빠지’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지도자들이 음악과 가무에 빠지면 자멸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기분전환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적당한 쾌락은 오히려 장려할만 하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인간이란 쾌락에 약한 존재로 한번 쾌락에 빠지게 되면 어지간해서는 헤어 나오기 힘들다. 사람이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음주와 가무를 좋아하게 되어 있다.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쾌락도구들이 산재해 있다. 뭐든지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과유불급)는 진리를 외면하는 지도자는 반드시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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