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알코올 섭취와 근육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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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알코올 섭취와 근육형성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07.27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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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 운동을 한 후 몇 잔 마시는 시원한 맥주가 근육의 생성에 방해가 된다면 실망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실 생활체육활동에 참여하고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한 후에 삼삼오오 모여서 술자리를 하는 것을 생활의 즐거움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과연 운동 후에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이 운동의 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게 생각하여 묻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알코올섭취가 근육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실제로 알코올의 섭취가 근육의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알코올 섭취가 근육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원인을 들자면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8차례 정도의 사이클을 갖고 분비되는데, 운동을 할 때 분비가 자극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면에 들어갔을 때 처음 1시간이나 1시간 30분 동안의 논렘수면 동안 가장 많이 분비된다. 그런데 알코올은 수면 리듬을 방해하며, 술을 많이 먹고 자면 뇌하수체로부터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7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둘째, 운동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자극하는데, 테스토스테론은 성장호르몬과 함께 강력한 단백질합성작용을 갖고 있다. 간에서는 알코올을 해독하는데, 그 분해 과정에서 독성물질을 생성하며, 이는 정소에서 테소토스테론의 분비를 억제한다. 

셋째는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해독하기 위한 추가적인 에너지 소비가 요구된다. 물론 알코올은 에너지를 갖는 물질이지만, 탄수화물이나 지방과는 달리 우리 몸은 알코올로부터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꺼내 쓰지 못한다. 즉 알코올로부터는 단지 처음 섭취한 소량으로부터만 에너지를 얻으며, 그 이후에 섭취된 알코올은 에너지원으로 쓰여 지지 않는다. 그래서 알코올을 빈칼로리(empty calorie)라고 한다. 운동 후 섭취한 에너지원으로 최대한 조직 회복과 다음 운동을 위해 저장해야 할 에너지가 알코올 해독을 위해 낭비되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들은 알코올의 섭취정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호주에서 보고된 잘 통제된 연구는 웨이트운동, 지구성 고정자전거 운동, 그리고 스프린트 운동으로 구성된 강도 높은 복합운동 후에 각각 세 가지 형태로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하였다. 운동을 전후해서 혈액검사와 함께 근육생검이 이루어졌다. 근육생검은 실험부위를 부분마취 후 특수한 바늘을 사용하여 근조직을 떼어내어 분석하는 방법이다.

실험은 대상자들이 운동 후 25g의 단백질만을 섭취한 경우, 탄수화물만을 섭취한 경우, 그리고 단백질섭취와 더불어 체중 당 1.5g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로 나누어 시간경과에 따라서 근육에서의 단백질합성 정도를 분석하였다. 

결과는 알코올을 먹지 않지 않았을 때 근육의 단백질합성이 가장 크게 일어났으며, 알코올과 함께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섭취했을 때가 탄수화물만을 제공했을 때보다 더 많은 단백질합성이 일어났다. 이 실험에서 제공된 알코올은 체중 1kg당 1.5g으로서 약 7.3개의 캔맥주량에 해당한다. 뉴질랜드에서 행해진 또 하나의 연구는 약 4.9캔에 해당하는 체중당 1.0g의 알코올 섭취가 지연성근통증을 악화시켰고, 체중당 0.5g의 알코올 섭취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운동 후에 심한 알코올 섭취는 근육형성에 방해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말에 맥주 2-3캔 정도의 가벼운 음주가 근육형성에 장애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운동한 날은 가급적 술자리 약속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면 근육이 훈련으로부터 회복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영양과 휴식이 필요한 시간대에 알코올 섭취는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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