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낮으면 월급 깎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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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낮으면 월급 깎는 일본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3.07.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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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지방 도시가 유권자들로부터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낮게 나오면 시장 자신은 물론 고위 공직자들의 월급을 최대 30%까지 삭감하겠다고 나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일본 오사카부 네야가와시. 동시에 해당 의회는 이러한 내용의 조례안까지 통과시켰다. 스스로 유권자들로부터 중간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의 발로(發露)다.

우선, 이러한 결정을 단행한 이 도시의 시장과 의회에 박수를 보낸다.

사실 우리는 아직도 선출직들에 대한 시선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일단 당선만 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유권자들과의 약속은 나몰라라 하고 마치 자신들의 실력이 출중하고 탁월해서 당선된 것으로 착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늘 유권자들은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고 괜히 뽑아 줬다는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지역 선출직들은 이러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하듯 시장은 물론 부시장과 교육감까지도 지지율이 내려가면 봉급을 삭감하기로 뼈를 깎는 결심을 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자신들의 월급이 깍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든 안받든 죽어도 그것(월급)만은 양보하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잔머리를 굴리는 우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문제는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히로세 게이스케 시장 자신이 직접 그러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누가 시켜서도, 압력에 의해서도 아니다. 순전히 자신 스스로 그러한 결정을 한 것이다. 
지난 2019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그는 산하 조직에 괴롭힘 대책을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어 직장내 괴롭힘을 없앴으며 창구 민원의 대응 시간을 대폭 확충하는 등 그간 일본 공직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 행정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 4월 선거에서 상대방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당히 재선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옥천은 어떤가. 물론 민선 8기 2년 차에 접어든 옥천군과 옥천군의회는 나름대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고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 살이라는게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러한 행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유권자들의 몫이자 특권이다. 

즉, 유권자들의 시각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잘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전문가가 아니어서 미주알고주알 들여다 볼 능력이 없다. 그래서 눈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군수가, 군의원이 얼마의 월급을 받는지 알 수 없다.(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상당액을 받을 것이라는 것만은 짐작하고 있다. 그것도 매년 조금씩 인상되리라는 것까지도.

문제는, 월급을 많이 받고 적게 받고가 아니다. 일단은 군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일부 선출직들의 경우 도대체 뭐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답답한 위인도 있다. 유권자들과의 소통은 물론 얼굴조차 보기 힘들다. 그러고도 선출직이라고 배지를 달고 다닌다. 참으로 민망하다.

매번 되풀이 하는 말이지만 제발 행사장이나 쫓아 다니지 말고 자신의 지역구를 돌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촘촘히 들여다 보길 바란다. 그러라고 값 비싼 세비를 주는 것 아니겠는가. 또 그래야 3년 후 “나는 지난 4년 동안 이러이러한 일들을 했노라”하고 당당하게 유권자들을 향해 말할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도 일본처럼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지지율이 낮게 나온 선출직 인물에 대해서는 월급을 삭감하는 조례를 만들어 그때그때 중간 심판을 하면 어떨까.

지금처럼 당선만 됐다 하면 일을 하든 안하든 4년이라는 세월동안 꼬박꼬박 유권자 위에 군림하며 세비만 야금야금 갉아 먹는 그런 우를 바로 잡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일본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게 어디 있겠는가. 무위도식(無爲徒食)에 밥그릇만 지키려 해서 못하는거지. 

히로세 게이스케 시장의 “시장직이란 운동선수처럼 4년 간 프로계약을 맺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4년 간의 실적과 보수도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정책 홍보와 추진에도 좋다”는 말이 내내 여운이 되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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