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옥천이여~ 영동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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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옥천이여~ 영동이여~
  • 옥천향수신문
  • 승인 2023.08.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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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양 씨가 마당의 나무를 쓰다듬으며 미소짓고 있다
김선양 씨가 마당의 나무를 쓰다듬으며 미소짓고 있다

옥천 토박이들만 아는 동네가 있다. 마곡리라고 들어보셨나요? 이원면 분들이면 다들 아시는 그곳. 학창시절 기자의 동창 친구들도 많았던 동네이다.

예전부터 이곳 마곡리 학생들은 학창시절을 이원대성초, 이원중, 옥천고, 옥천공고, 옥천상고 로 진학하였다. 동네주민분들은 버스를 타고 이원면과 옥천을 오가며 생활을 하는 동네.

정작 소재지는 영동군 심천면으로 표기되는 동네. 몇백 미터 옆이 이원면 의평리 마을, 개심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는 동네다. 현재도 마을 입구에 있는 공터가 바로 옥천 시내버스 종점이다. 

마곡리 마을 중턱 마당이 범상치 않은 이쁜 집이 눈에 띈다. 주인공은 고향 땅 흙 밟으며 살고 싶어 퇴직 후 부인과 함께 고향으로 귀촌한다는 김선양(남 59세) 씨.

도시 생활의 정점은 고향으로 복귀다

“이곳 마곡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학교는 이원 쪽으로 다녔다. 동네를 나가 오른쪽으로 가면 이원면, 왼쪽으로 가면 심천면이다. 행정구역이 참 묘하게 되어있다. 영동이 이곳에선 훨씬 먼 거리이기에 나와 동네 친구들은 모두 이원 쪽으로 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도 옥천으로 다녔다. 나는 옥천공업고등학교(31회) 전기과를 졸업한 후 곧바로 인천에 있는 소방관련전문 회사에 입사하여 이제 퇴직을 2년 남겨두고 있다.

다들 그렇겠지만 자식들이 모두 성장하고, 도시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고향이 그리워지고 고향의 흙냄새, 거름냄새,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나도 같았다. 2년 전에 부인을 먼저 고향 마곡리에 정착하게 했다. 집도 꾸미고 마당도 꾸미며 아직 퇴직 전인 나를 대신해 고향 집을 한참 꾸미고 있다. 옥천 장야리가 고향인 동갑내기 집사람은 서울 이곳저곳에서 샐러드, 튀김, 돈가스 퓨전요리식당 운영하며 바쁘게만 살고 있다가, 이제는 귀촌해서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자는 내 말을 거부하지 않고 동행해 주었다. 

퇴직 전 회사 생활로 바빠서 미루어 두었던 여러 가지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공부 중이다. 현재는 퇴직 전이라서 주말에만 집사람이 상주 중인 마곡리에 내려오고 있는데 시험이 며칠 안 남고 휴가 중이라 이번 주는 내려와 있다. 집사람이 꾸며놓은 마당에서 이렇게 크게 숨 쉬는 게 정말 고맙고 좋다. 이원 아니 마곡리에 퇴직하고 내려오면 부인과 봉사도 다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고 싶다. 그래야 고향 온 보람이 있는 것 아닌가.”(귀촌 예정인 김선양)

“남편이 퇴직 후 내려오기 전 터를 잡으려 2년 전에 내가 먼저 내려와서 이제는 마곡리 노인분들 딸이 되어가고 있다. 부침개를 굽고 있다. 마을 회관에 모인 어르신들께 가져다드릴 거다. 동네 노인분들이 딸 집처럼 집에 자주 오신다. 마곡리에 남편 땅이 있어서 농사도 나 혼자 꽤 짖고 있다. 점심 무렵이면 손에 부추나 파 마늘 상추 등을 손에 한 움큼 쥐고 아랫집 옆집 할머니들이 오신다. 이게 농촌에 사는 정 아닌가. 옥천시내 보다는 한적하고 공기좋고 흙좋은 곳을 원했는데 이곳이 최고 좋은 것 같다.

단지 불편한 것은 여기 소재지가 영동군이어서 무슨 서류를 띄려 해도 가까운 이원면사무소나 옥천으로 못 가고 영동 시내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다. 70여 명 마곡리 주민들은 거의 옥천으로 장을 보러 간다. 마을 입구 옥천 시내버스 종점에서 옥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만 하면 되니까.
이곳이 예전부터 학생들도, 마을주민들도 옥천이 생활권인데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서 마곡리가 옥천군으로 편입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살아보니 느껴지더라.

농사지으며 주위 분들과 동네 할머니들에게 봉사하는 낙으로 살려고 한다.

옥천에는 군의원을 지냈던 오빠도 계시고 오빠 사업을 이어받아 건설 기자재회사를 운영하는 조카도 살고 있다. 옥천에 내려와서 사실은 말못할 힘든 일도 겪고 있다.

내 가족이 옥천 토박이 인 것도 모르고 우리 부부가 도시에서 땅 사서 온 부농으로만 보였는지 부동산업을 빌미로 접근하여 금전상 큰 불이익을 안겨준 한 사람도 있다. 내가 옥천사람이라면 다 믿어서 일어난 일이니 가슴만 아프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남편이 토닥여 주며 당신 잘못 아니라고 응원해 줄 땐 남편이 한 푼 두 푼 모으며 살아온 인생을 잘 알기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오늘은 남편이 내려와 이렇게 마당 앉아 차 한잔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위로가 된다.” 김은숙(여,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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