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동네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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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동네 사람들
  • 박우용 기자
  • 승인 2023.08.24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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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기 씨가 동네 복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원기 씨가 동네 복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날씨가 대단하다.  이곳을 가든 저곳을 가든 그늘이 없으면 찜통이다. 도로가에 계란을 깨 놓으면 진짜 프라이 요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편의점에서 이온음료를 하나 사들고 나온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뜨거운 공기 때문에 마음 같아선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조금은 시원한 가화리 현대아파트 상가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삼영주택 반장님이신 최원기(62)님이 불러 세운다.

“요즘 날도 뜨거운데 어떻게 지내세요”라는 말에 “저번 주부터 이번 주까지 딸 내외가 아이들 데리고 휴가라고 몇일 놀고 가고, 그다음엔 아들 내외가 아이들 데리고 와서 몇일 놀고 가고, 날 뜨거운데 휴가라고 부모 집에 오는게 요즘은 반갑지만은 않다”며 푸념을 한다. 그래도 멀리살고 있는 손자손녀들을 일주일 동안 보아서 좋았다고 살짝 미소를 머금는 천상 할아버지다.

“여기 가화현대아파트주민을 위한 경노당이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삼영빌라나 여러 빌라 세대들은 이용을 못한다. 가화리 입구 초입 아랫동네에는 경노당이 있는데 거리가 멀리있다.

그래서 이곳 마을 사람들은 빌라 주차장이나 화랑태권도장 입구의자에 앉아 쉬곤한다.

햇볓이 들면 여기저기로 피해 다니는 불편함이 크다. 이달 초에 편의점이 생겨서 앞에 놓인 파라솔 그늘 의자에서 가끔 쉬곤한다. 그래도 나이든 사람들이 편의점 입구 의자에 앉아있거나 시원한 편의점 안에서 앉아있으면 괜히 눈치가 보여 빌라옆 공터에서 동네 사람들이 모이면 한 두 시간 화단에 걸터 앉거나 서서 시간을 보낸다.

예전에 빌라 옆에 노인들과 주민들을 위해 방갈로를 하나 해달라고 군청에 말했는데 오히려 사람없는 공터나 사람 안다니는 곳에는 지붕씌운 방갈로를 많이도 설치해 주었다. 이곳만 신경을 안쓰는 것 같다. 여기 빌라 주민수도 꽤 되는데 말이다” 
 

뭐하고 지내세요

“가화삼영빌라 위쪽 사거리 에서 금구석유집을 23년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옥천 관내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집이나 식당 회사, 공장 등에 배달을 간다. 멀리는 안내, 청산, 이원까지 도 간다. 취급하는 것이 석유하고 경유 딱 두 종류다. 욕심 안부리고 하니까 아이들 다키우고 이제는 자식들이 외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지금은 아내하고 조금 벌어도 우리만 먹고 살면 되니까 라는 마음으로 쉬엄쉬엄 일하고 있다. 석유집을 오래했지만 요즘은 걱정이 많이 든다. 최근 시내에 있는 주유소들이 경기가 어려운지 하나하나 문닫고 있는게 보인다. 국제유가가 치고 올라가면 국내 기름값도 덩달아 상승한다. 주유소는 국제 유가 상승 할 때마다 즉각 즉각 올리지만 석유집은 그렇치 않다. 추이를 지켜보았다가 올린다. 나도 직원두고 하면 타산이 안나오니까 혼자한다. 요즘은 주유소도 셀프로 많이 바꾸고 있는 추세다. 이게 다 인건비를 절약하려고 하는 것이다. 보일러 난방이나 냉방기에 예전엔 식당에서도 배달이 있었는데 요즘은 냉난방 기기를 많이 써서 주로 단독주택이나 시골 가정집 배달이 있는 편이다.”

요즘 옥천 동네 이슈는

“군에서 올초에 에너지바우처카드를 만들어 가정이 어려운 분들이나 독거노인들 대상으로 석유를 한드럼씩 지원해 주고 있다. 엘피가스나 석유만 지원대상이다. 시골에는 20여년 전에 국가에서 한전하고 손잡고 농촌에 심야전기보일러 지원사업을 해서 지금도 면단위에서 심야전기보일러를 많이 사용하는데 에너지바우처 지원 사업에는 빠져있다. 

한전에서 심야보일러요금을 올려서 겨울철 전기보일러 설치가 되어있는 노인들은 전기요금을 많이 낸다고 들었다. 

특히나 노인들은 한여름 선풍기나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까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노인들은 마을회관에 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석유배달가서 보면 동네에서 지병이 있어서 아프거나 연세가 많은 분들은 경노당까지 가는 것도 힘들어서 집에 머물며 부채질하고 선풍기 틀고있는 분들도 많다.

경노당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이지만 겨울철엔 일반전기와 심야전기료 폭탄에 시달리고 여름에도 일반전기료에 시달리는 어려운 가정이나 노인들에게 옥천군이나 한국전력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사각지대 복지 아닌가. 이제 옥천도 군민 형성이 청년은 없고 중장년층이나 노인들이 대다수인데 그에 맞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복지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 학교선생님으로 퇴직하셨다는 어르신 한 분이 말을 거드신다. “옥천에 있는 청년들 지원해 준다고 아파트도 짓고 옥천에 살면서 사업하라고 관급 빈건물들 생기면 무슨 사회적협동조합이나 공동체에 지원해 준다던데 진짜 옥천에 젊은 청년들이 그렇게나 많나?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전국 각지로 학교나 직장을 구해 나가는데 누구를 위한 지원인지 모르겠다. 이번에 2층으로 증축하는 매화리에 있는 ‘누구나센터’도 처음에는 옥천군에서 실과를 이동하여 사용하려고 세금들여 만들어 놓고는 결국 사회적협동조합에 바친거 아닌가, 이게 작금의 옥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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