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없는 자옥포도로 틈새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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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없는 자옥포도로 틈새시장 공략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9.29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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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1000명 이상 어린이 방문
“빠른 생육에만 치중하면 안돼”
피부미용에 좋은 비타민C 함유
‘식장산 포도농장’ 차기환(54)

▲ 다시 고향으로

옥천군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남편 차기환씨는 노후대비를 위해 귀농을 선택해 지난 2012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내 권혁순씨도 옥천군이 고향은 아니지만 두 부부의 부친이 모두 포도농사를 지어 이들 부부에게 익숙한 작물이었다. 부부가 군서면으로 귀농을 결정한 후 재배작물을 선정함에 있어 주저없이 포도를 선택한 이유다.

남편 차씨는 “고향에 와서 아버지가 하시던 포도 농사일을 이어서 하고 있다. 논산이 고향인 아내도 부친께서 포도재배를 하셨기 때문에 서로 부담없이 시도했던 것 같다”라며 “농사일이 처음인 귀농인들보다 재배 작물에 대한 지식을 알고 갖고 있어 초기 준비단계에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 빠른 생육에 치중하면 소비자 ‘외면’

이들 부부는 포도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초기 설비 준비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최근 증가하는 관내 포도농가의 폐농에 대해 고민했던 부분도 말했다.

남편 차씨는 “옥천 포도를 소비자가 덜 선호하게 된 이유는 너무 빠른 생육에 치우쳐 당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본인의 소신을 보였다.

이어 그는 “제철 과일을 이른 시기에 시장에 납품하면 단가가 높아져 농가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빠른 생육에만 치우쳐 겉보기에만 다 자란 작물을 단기간에 재배하려다간 당도가 떨어진다”라며 “처음엔 이런 방법이 소득을 올릴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차씨는 농업기술센터의 포도 교육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차씨는 “농업기술센터가 농가소득을 위해 더 빨리, 많이 열매 맺는 포도재배방법을 소개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포도 농가가 어려움에 처한데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볼 순 없다”라며 “포도 접목이나 박피 등 포도나무를 위해 한 것이지만 당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손해만 본다”라고 말했다.

차씨는 “포도가 맛있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익기전에 따지 않고 제대로 익을때까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당도는 올라간다”라며 “빨리 파는것에 집중하지 않고 맛있는 포도를 파는것에 집중하면 소비자가 찾게 된다”라고 말했다.

거봉.

▲ “신품종 포도로 비중 늘릴 것”

이들 부부도 전국 소비시장에서 옥천포도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남편 차씨는 부친이 재배하던 포도 품종외에도 다양한 신품종 포도재배 비율을 늘리기위해 여러가지 포도를 접하고 재배도 하고 있다. 군에서도 포도농가 소득증대를 위해 신품종 시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차씨는 “당도 높고 소비자 선호가 높은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서 기존의 포도 품종보다는 신품종 포도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며 “단순히 일찍 수확하는 것 보다는 당도가 높고, 먹을 때 씨가 없어 편한 품종을 우선적으로 선택해 재배한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가 현재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보편적인 캠밸포도부터, 가장 수확시기가 늦는 머루포도, 거봉 자옥포도 등 전체 포도 중 70%가 신품종 포도로 재배하고 있다.

차씨는 “지금도 신품종 포도재배를 하고 있지만 재배비율을 더 높일 예정”이라며 본인의 계획을 말했다.

이들 부부는 포도 작목반의 도움을 받아 마트 등 국내시장은 물론 인노네시아까지 수출을 하고 있지만 공판장 납품비중은 낮다고 말했다.

차씨는 “공판장은 수수료 부담도 있고 농가에게 돌어오는 수익이 낮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라며 “재배 작물의 단위가격 수익을 높이기 위해선 중간 유통단계를 낮출 수 있는 거래처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되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포도가 유명한 지역에 직접 방문하고 수익구조도 분석한다고 전했다.

차씨는 “포도로 유명한 논산군은 노동력에 비해 수확이 높다. 이는 기후나 토양성분으로 인한 차이도 있겠지만 품종선택과 재배기술에서도 차이를 내는 것”이라며 “여러 모범사례를 보고 내 것으로 만들고자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 포도 효능

머루포도.

포도는 비타민C와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회복은 물론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보라색 과일에 많이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은 동맥경화를 비롯한 암과 노화를 촉진시키는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작용을 해 노화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밖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포도에 함유된 철분이 바이러스의 활동을 제한시켜서 충치를 예방해주고 빈혈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맛있는 포도를 즐기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포도농장에 체험학습을 온 어린이들.

▲ 어린이 체험학습장으로 ‘인기’

‘식장산 포도농장’은 올해만 벌써 1000여명의 어린이들이 방문하는 체험학습 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관내에 있는 어린이집 보다는 전국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대전지역 어린이들이 많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따.

이들 부부는 포도 재배와 함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관리하여 직접 홍보를 하고 있으며, 어린이집과는 이벤트 회사에 연계해 도움을 받는다고 본인만의 방법을 밝혔다.

남편 차씨는 “지난해는 1500명의 어린이들이 방문했고 올해도 벌써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이곳에서 체험학습에 참여했다. 어린이들이 직접 포도를 따고 맛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도 뿌듯하고 부가적인 수입도 될 수 있다”라며 “어린이들을 위해 분수대 및 그늘막 설치를 하여 설비도 더 보완하고 체계적인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귀농 초반 투입비용 많아”

남편 차씨는 귀농을 하면서 주의할 점에 대해 여러 가지를 조언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조했던 부부는 농사일에 대한 높은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남편 차씨는 “귀농 4년차 이지만 이제야 농사일에 대한 기반을 잡았다고 느낀다”라며 “초반엔 비닐하우스 설비 등 투입해야하는 지출이 많다. 군에서 비닐하우스 설치비용을 50%나 지원해줬음에도 일반 농민들에게는 부담이 크다. 게다가 재배작물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흑자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단기간의 노력만으로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들 부부는 높은 수익을 처음부터 기대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귀농인들이 지역주민들과 자주 갈등을 겪는 토지측량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씨는 “도시처럼 딱딱 나누고 선을 긋는 행동으로 시골에서 적응하기 어렵다”라며 “귀농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토지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울타리를 치거나 길을 막는 경우도 봤다. 이는 주민들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남편 차씨 또한 이곳에 와 군서면 귀농귀촌연합회 총무와 상중리 포도 작목반 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귀농인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 작물선택에 팔랑귀는 ‘금물’

귀농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재배작물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와 재배경험, 지역기후 파악 등이 필요하다.

차씨는 귀농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방송매체와 인터넷 홍보만을 보고 아무런 준비없이 시작하는 농가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차씨는 “귀농 전 본인이 기반을 잡고자 하는 현지에서 재배기술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단 한가지 작물을 선정하면 뚝심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는 인내심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씨는 “부친의 농사를 이어받아 포도농사를 사작한 본인도 앞으로도 일편단심 포도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우물만 파 옥천포도의 명성을 높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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