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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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10.05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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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도록 요청한다면 어떤 대답들이 나올까? 사람마다 매우 재미있는 정의가 많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출렁이는 뱃살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항복하는 과정의 반복이다”라던가 “다이어트는 세상 사람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비법을 찾는 과정이다” 등이다. 물론 다이어트에 대해서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살이 찌지 않도록 먹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무언가 다이어트를 제대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정의로 느껴진다. 

“다이어트는 칼로리와의 싸움이다” “다이어트는 체중과의 싸움이다”라고 한다면 어떨까? 이러한 정의도 일반적인 우리의 인식 수준에서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러한 정의에 비추어 볼 때 다이어트라는 말은 무언가 참고 인내하고, 식욕이라는 우리의 본능적인 욕구에 저항하고, 싸우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다이어트는 분명히 우리의 의지(意志)가 개입되어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이어트에 대한 생리적측면의 정의에 대해 이해한다면 다이어트에 성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조금 생소한 말이겠지만, 다이어트를 성공하려면 다음 세 가지에 대한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첫째는 다이어트는 ‘인슐린저항성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인슐린저항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그 음식이 소화흡수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혈액 중의 포도당, 즉 혈당의 수준이 상승하게 된다. 이 혈당이 올라감에 따라서 췌장의 베타세포에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인슐린은 혈당이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안으로 들어가도록 일종의 열쇠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세포막에는 인슐린수용체라고 하는 인슐린과 결합하는 단백질이 있는데, 인슐린이 인슐린수용체와 결합하면, 혈당이 세포막의 특별한 통로를 통해서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인슐린을 혈당이 들어가는 통로(문)을 여는 열쇠라고 한다면, 인슐린수용체는 자물쇠라고 비유할 수 있다. 

인슐린저항성이란 인슐린과 인슐린수용체가 서로 잘 작용하지 못하여서 혈당의 통로가 잘 열리지 못하는 상태이다. 비유하자면 열쇠와 자물쇠가 잘 맞지 않아서 혈당이 들어가는 문이 열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인슐린저항성이 진행되면 점점 인체는 더 많은 인슐린, 즉 열쇠를 생산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잉여 혈당이 체지방으로 전환되어 점점 비만해지거나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둘째는 다이어트는 렙틴저항성과의 싸움이라는 점이다. 렙틴은 음식을 섭취할 때 잉여 에너지가 지방조직에 저장되면서 지방조직으로부터 분비된다. 이렇게 분비된 렙틴은 뇌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중추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비만한 사람의 경우에는 뇌에서 렙틴과 결합하는 렙틴수용체의 작용이 둔화되어 있어서 식욕이 잘 억제되지 않고, 그로 인해 지방조직에서 더 많은 렙틴을 자꾸 분비하는 결과 혈액 중 렙틴수준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높은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상태를 렙틴저항성이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음식을 먹어도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서 점점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셋째는 다이어트는 만성염증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사실 비만의 염증의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비만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성퇴행성 질환들을 병인학적으로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염증이다. 지방조직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지방세포로부터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이 많이 분비되게 된다. 특히 내장지방은 이러한 염증성 물질을 많이 분비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고, 장내 미생물 균형도 깨지기 쉽게 된다. 이는 식욕조절과 관련되어 있는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생성에 방해가 되고, 전반적인 면역기능도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 세 가지 전투에서 이기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일까? 그것은 당장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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