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들어주는 눈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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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들어주는 눈치 보기
  • 박우용 기자
  • 승인 2023.10.05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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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옥천이라는 농촌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풍경이 펼쳐졌다.

평생이라는 말이 100세 인생이라는 요즘 세상에서 조금은 가소롭게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반평생을 넘겼으니 쓸만하지.

추석 명절이 다가오기 전 장날 북적이는 옥천읍 내, 모처럼 고향 찾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어르신들이 장바구니를 든 날이다. 가끔 정규방송 TV 뉴스에서나 나오는 장애인차별철폐연대라는 나름 졸잇말로 ‘전장연’ 이라는 단체가 장날 복잡한 도로를 행진하며 자신들의 주장과 그에 반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 연설을 서슴없이 토해가며 하고 있었다. 

이게 뭐 하는 짓여! 라고 하시는 주민들과는 말다툼도 서슴지 않고. 절대 지지 않는 투쟁?  모습에 나도 모르게 와~ 세다. 라는 말이 훅 나왔다. 옥천역부터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인도를 걸었다.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옥천사람들이 있는 반면, 전장연 이라는 단체와 함께한다는 연대한? 사람들은 얼싸 좋다 웃는 모습으로 그들과 섞이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옥천버스와 국회의원을 거론하며 연설을 한다. 뭐여~ 이사람들이 바로 전전날 간담회 한건 옥천향수신문기자 와 옥천신문기자 만 아는데 언론기사보다 더 빠른겨? 기사도 내기 전에 아네? 웃음이 터진다. 누가 일러 바친겨? 하하하.

민주주의를 외치며 투쟁해 보았나? 대학교정문에서, 대전역부터 홍명상가, 동양백화점, 시청까지 도로를 가득 메우고, 눈 아래에는 치약 바르고, 커다란 방패와 진압봉 든 전경과 최루탄에 맞서 봉걸래자루, 대나무 들고 대치하며 외쳐보았기는 했나? 나는 그때 “투쟁?투쟁?”이라는 말은 함부로 안 썼다. “나가자”“~하라” 이런 의견을 표출하는 구호를 쓰며 선봉에 서기도 했었다. 그 당시 열 선봉 하던 내가 데모를 그만둔 이유는 단 하나. 그 시절 경찰에서는 데모의 경각심을 고취 시키려 화염병에 맞은 전투경찰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대전역 광장에 사진으로 펼쳐 걸어 놓곤 했다.

기차를 타고 오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보았을 장면들, 매일 그런 사진들을 보며 기차 타던 나. 

바로 아래 친동생이 7사단 입대 후 차출되어 백골단이 된 것이었다. 그것도 전라도, 목포경찰서, 웃지 못할 현상 아닌가. 방패를 든 전경만 보아도 내 동생 같아 보여 도저히 발길질과 돌팔매가 안 되었다. 데모의 종지부를 찍었던 나. 이단옆차기가 종지부 찍던 날 대전 지하상가에서 지랄탄 최루액 실컷 마시고 평범하게 기차를 오르니 열공 친구 하나가 옆자리를 내주며 “다행이다 쥐터지고 안 타서”라며 토닥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자유롭고 평화로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을 한 사람들이나 투쟁이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본다. 아무나 투쟁이 아니라. 알지도 뜻도 모르고 쓰는 투쟁,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군사정부에 맞선 진정한 민주화 운동이 펼쳐진 8~90년대 이후 우리가 흔히 말했던 데모? 형태가 상당히 변색하고 변해 갔다. 요즘은 투쟁이 정의가 아닌 돈 때문이다. 아니라고? 누가 그래~ 투쟁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다. 목숨을 걸고 쓰는 것이다. 

 학교 하교 시간이라서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군청 쪽으로 향하는 전장연 모습에 놀라 제이마트 앞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한 학생이 여기 지나가도 되나? 길을 막고 있는 전장연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 근데 이분들 뭐야? 옥천에 장애인분들이 이렇게 많았어? 깃발든 사람들은 누구야? 왜 이러는 거래? 서로 물어보기 바쁘다.

나한테 한 학생이 묻는다. 전장연이 뭐에요? 어~ 니네 지하철에서 탑승 저지 뭐 그런 거 하는 분들 있잖아~그분들일걸, 

휠체어 밀어주고 싶은데 못 도와주겠다. 내 젊은 적 방식이 아니라,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다. 요즘의 부자노조, 일부 정부 지원 단체들 보면 다 돈 돈 돈이다. 돈 때문에 살고 돈 때문에 죽고라는 노래 가사처럼 똑같은, 그런데 중요한 건 우리가 일구어낸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지금 자라나는 청년세대들보다 우리가, 여러분이 더 잘살고, 잘 먹고, 잘 입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지원 받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계층복지는 최고지만! 

 서울이나 도시 상위 몇 퍼센트 고급직장인들 빼고! 월급 최저 임금인 근로자가 사회노동 인구 태반 이란 걸 알아야 한다. 우리 말로 4대 보험 띨 것 띠고! 180만 원 받고! 이것저것 공과금 내면! 0원 돼 또 월급날을 기다리는 최저 임금 노동자들이 주위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옥천의 젊은 청년들에게 물어봐라, 열악한 청년노동자가 받는 노동의 대가 최저 임금이! 투쟁 외치며 요구하는 당신들의 몫보다 큰지를~. ‘전장연’ 은 옥천군 점거 시위로 또 하나의 성과를 쟁취했다. 예산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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