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의승장 영규대사
상태바
살신성인 의승장 영규대사
  • 전순표 옥천향토전시관장
  • 승인 2023.10.26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15일 만에 충주 탄금대에서 왜군이 신립 장군의 조선군을 격파하고 파죽지세로 북상하자, 선조 왕은 한양과 백성을 버리고 평양을 거쳐 의주로 피난하였다. 왜군에 의해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하자, 분연히 계룡산 공주에서 스님들을 모아 처음 의승군을 일으킨 의승장은 기허당(騎虛堂) 영규대사(靈圭大師)이다.

영규대사는 1537년(중종 32년)에 공주시 계룡면 갑사 부근인 봉명리에서 태어났고 본관은 밀양 박씨(密陽朴氏)이며 호는 기허당(騎虛堂)이다. 일찍이 스님이 되기 위해서 계룡산 갑사에 출가하여 서산대사 문하의 제자로 공주 청련암에 주석하였고 승려의 지팡이인 선장(禪杖)으로 무예를 익혔다. 『조선왕조실록』1592년(선조 25년) 8월 26일자에 "영규(靈圭)라는 자가 있어 3백여 명을 불러 모으고서 ‘우리들이 일어난 것은 조정의 명령이 있어서가 아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는 자는 나의 군대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니, 중들이 다투어 스스로 앞장서서 모이어 거의 8백에 이르렀는데, 조헌(趙憲)과 함께 군사를 합하여 청주(淸州)를 함락시킨 자가 바로 이 중이라고 합니다."라고 기록하였다.

청주성 탈환 선봉, 상당공원 기적비 

영규대사 의승군은 중봉 의병장 조헌(趙憲) 충청좌의대장과 함께 청주 서문을 공격하고 남문은 청주 의병장 박춘무(朴春茂) 충청우의대장이 1592년 8월 1일 청주성의 일본군을 공격했다. 영규대사의 의승군 1천 명과 조헌 의병군 1천1백 명은 청주성 서문을 공격하여 마침내 청주성을 탈환하는 훌륭한 업적을 이룩했다. 이 같은 청주성 탈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청주시 상당공원에 기허당 영규대사 기적비와 함께 의병장 조헌 기적비와 박춘무 의병장 기적비가 세워졌다.

 일본군이 호남지방으로 진출하려고 금산 읍내에 1만여 명의 집결해 있을 때 이들 일본군에 대항하기 위해 중봉 조헌 선생은 의병 7백 명을 이끌고 청주를 출발하여 금산으로 향한다. 금산으로 출발하기 전에 전라 감사 권율과 충청 감사 허욱, 영규대사 마져 도 군사의 중과부적을 들어 적극 만류했다. 그러나 조헌 의병은 금강을 건너 대전 회덕을 거쳐 유성으로 조헌 의병군을 지원하기 영규대사 의승군이 중간에 합류하러 왔다. 그 당시 의승장 영규대사는 의승군 8백 명을 이끌고 와서 조헌 의병 7백 명과 합세하여 대전 안영리 유등천 계곡을 따라 금진산을 거쳐 8월 16일 금산 읍내 북쪽 10리 밖 현재 칠백의총이 자리한 경양산 앞 연곤평에 진을 치며 일본군과 대치하였다. 

금산싸움 큰 부상, 귀향 중 순국 

8월 18일 동이 트기 전부터 일본군은 3개 방면으로 나누어 우리 진영을 공격했다. 영규대사 의승군과 조헌 의병군은 죽을 힘을 다해 싸우던 중 조헌 의병장은 연곤평 전투에서 장렬히 순국했고 영규대사는 왜군의 칼을 맞고 쓰러져 창자가 배 밖으로 나오는 중상을 입었다. 영규대사는 튀어나온 창자를 부여잡고 스님들의 부축을 받으며 80리 떨어진 계룡산 갑사로 향해 갔다. 그러나 갑사로 되돌아오는 도중에 공주 초포 불당리 부근에서 창자의 상처로 아쉽게도 55세에 숨을 거두며 순절하여 갑사 부근인 공주시 게룡면 유평리에 묘소를 마련했다.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천년고찰 조계종 가산사 영정각에 의승장 기허당 영규대사와 중봉 조헌 의병장의 영정을 모셔 매년 가을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옥천 가산사 영정각 및 산신각은 충청북도 기념물115호이다. 한편 의병승장비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3호이며 그의 고향인 갑사 아래의 충남 공주시 계룡면 유평리 영규대사 묘소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5호, 영규대사비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56호이다. 

갑사의 표충원(表忠院)에 서산대사와 사명당, 영규대사 영정을 함께 모셔 배향되고 있고 충남문화재자료 제52호에 지정되었다. 밀양 표충사에도 휴정과 사명당, 영규대사 영정을 모셨다. 후에 정2품 지중추부사에 추증되었고 금산 칠백의총 종용사에 제향되며 금산 진락산 보석사에 휴정, 유정, 영규대사의 영각과 영규대사 의승장비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