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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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9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11.0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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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현대소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메밀을 배경으로 쓴 우리나라 가장 우수한 단편소설의 하나이다. 허생원이라는 과거의 추억 속에서 살아가는 장돌뱅이 영감과 서로 입장이 비슷한 장돌뱅이 조선달 그리고 동이 등, 이 세 사람이 봉평장에서 대화장까지 달밤의 길을 같이 걸어가면서 전개되는 하룻밤의 설화이다. 여름장이란 별 재미가 없어 해가 중천인데 벌써 파장이다. 허생원과 조선달은 짐을 챙겨 충주집으로 향한다. 조선달이 동이 녀석이 여자를 후리고 있다고 말하니, 허생원은 까닭모를 화가 치민다. 허생원은 계집과는 인연이 멀었다. 그런데 어린 동이가 여자와 놀아나는 것에 괜스레 화가 치민 것이다. 동이를 한 대 갈겨 내쫓아 버렸다. 그러고 나니 별 대꾸 없이 물러가는 동이에게 한편으로는 미안한 생각을 가진다. 허생원은 이 봉평장을 빼놓은 적이 없다. 고향을 떠나 장돌뱅이로 떠돌면서도 장에서 장으로 가는 아름다운 강산이 그의 고향이었다. 한때 돈을 벌기도 했지만, 투전으로 다 날리고 다시 장을 떠돌게 되었다. 다시 길을 떠난다. 허생원은 내일 대화장을 보고는 제천행을 하겠다고 말한다. 동이의 채찍이 왼손에 들려있음을 보고 허생원은 놀란다. 걸음은 가벼웠고, 달은 어지간히 기운 밤이었다. 이 소설의 줄거리인데, 보통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메밀꽃은 중앙아시아 원산의 한해살이 식물이다. 줄기는 많은 가지를 치면서 70cm 높이로 자라고 연한 풀빛이지만 흔히 붉은빛을 띤다. 서로 어긋나게 자리한 잎은 심장 꼴로 생겼으며 끝과 밑동의 양쪽날개 부분도 모두 뾰족하다. 아래쪽에 나는 잎은 긴 잎자루를 가지고 있으나 위쪽의 꽃대가 자라나는 부분의 잎은 잎자루가 없고 줄기를 감싸고 있다. 꽃은 가지 끝과 가지에 가까운 잎겨드랑이로부터 자라나는 꽃대 끝에 10여 송이가 둥글게 뭉쳐 핀다. 5장의 흰 꽃잎을 가지고 있으며 꽃이 지고 난 뒤 세모꼴의 열매를 맺는데, 이가 메밀인 것이다. 꽃말은 ‘연인, 사랑의 약속’이다.

시계초

시계초의 영명 passionflower는 16C에 남아메리카로 건너간 예수회가 이 꽃을 보고 프란치스코가 꿈에 보았다고 전해지는 십자가상의 꽃이라고 믿고 수난의 꽃(Passion=수난)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처형된 사흘 후, 그 자리에 신비한 덩굴이 자라더니 수십 개의 줄기가 뻗어나가 봉오리에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이 꽃을 ‘예수의 꽃’이라 불렀다. 꼬인 덩굴손은 예수를 묶는데 사용된 끈을, 다섯 장의 꽃잎과 다섯 장의 꽃받침은 유다와 베드로를 제외한 10명의 제자를, 꽃잎 안쪽에 바늘처럼 생긴 부분은 예수가 죄인의 표식으로 쓴 가시관 모습을, 긴 씨방은 예수의 술잔을, 5개의 수술은 예수의 다섯 군데 상처를, 잎은 예수의 상처 받은 손을 나타낸다는 전설 있다. ‘성스러운 사랑, 성애, 독신’이 꽃말이다.

붉은꽃플루메리아

열대아메리카 원산, 멕시코, 베네수엘라, 서인도제도 등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온실 재배되고 있다. 키 높이 4~9m, 잎은 어긋나며 긴 타원형이며 길이 30cm 내외이다. 꽃은 깔때기 모양이고 5개로 갈라지며 지름 5cm 정도이다. 향기가 강하고, 꽃빛깔은 연한 홍색에서 붉은색까지 있으며 건조기에 잎이 떨어지지만 온실에서 재배하는 것은 연중 꽃이 핀다. ‘당신을 만난 건 행운’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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