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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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01)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11.30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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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

‘비비추’는 이른 봄 새싹이 올라올 때 비비꼬이고 말려서 자라기 때문에 ‘비비’라는 이름에, 나물의 ‘취’자를 합하여 ‘비비추’라는 명칭이 생겼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아니하고 살자.(儉而不陋 華而不侈)’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꽃이라는 격언을 가지고 있다. 견문을 넓히고 값어치를 높이는 유용한 야생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봄에 싹이 터서 자라다가 여름에 잎이 무성해지면 꽃대가 올라와 끝에 여러 송이의 보라색 꽃이 핀다. 가을에는 꽃이 지고 삼각형의 긴 열매가 생겨 검은색 날개 달린 씨가 여무는 것을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땅 위에 있는 부분은 시들지만, 땅속줄기가 살아서 이듬해에 새순이 나오는데 ‘신비로운 사랑, 좋은 소식’이란 좋은 꽃말도 가지고 있다.
 

백화등

옛날 중국 전국시대, 질병에 걸려 피난 갈 수 없었던 부부가 쫓기던 병사를 구해주고, 그 병사가 캐온 식물로 병이 나았는데 병사의 이름이 ‘백위’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약초의 이름을 병사의 성을 따 등나무처럼 타고 올라가 하얀 꽃을 피우는 식물이라는 뜻에서 백화등(白花藤)이라 이름 지었다. 백화등의 줄기는 다른 나뭇가지나 땅 위를 5m정도 뻗어 나가고, 가지는 적갈색이며 줄기에서 뿌리가 내려 다른 물체를 잘 붙잡는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모양의 긴 타원형이고 둔두(잎사귀, 꽃받침 조각, 꽃잎 따위의 끝이 무딘 것) 예저(밑의 모양이 점점 좁아지면서 뾰족한 형태)이며,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윤채가 난다.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엽병은 길이 5㎜정도이다. 꽃은 백색에서 황색으로 변하며 취산꽃차례는 정생하고 꽃자루의 길이가 5~10㎜이다. 꽃받침은 5개로 깊게 갈라지고 수술은 5개로서 판통에 붙어 있으며, 꽃 밥 끝이 화관부 입구까지 닿고 암술대가 꽃받침보다 2배정도 길어 프로펠러 모양이다. ‘매혹, 속삭임’이 꽃말이다.

월계수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 ‘에로스’를 조소한 ‘아폴론’은 벌로서 황금의 화살을 맞고 요정인 ‘다프네’를 열애하게 되었다. 거절하는 그녀를 ‘페네이오스’호숫가로 쫓아갔지만, 그녀는 월계수로 변신해 순결을 지켰다고 한다. 이후 이 나무는 아폴론의 성목이 되고 그가 음악, 궁술, 시가의 신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거문고와 화살 통 그리고 시인의 이마를 장식하는 명예의 표시가 되었다. 또한 다프네의 이름도 이 나무의 호칭이 되었으며, 헤르메스의 아들로 목가의 창시자라고 전해지는 다프니스와 같이 월계수의 숲에서 태어난 것에 딴 이름에도 전용되었다. 이 ‘다프니스’에도 ‘에로스’에게 도전해 요정을 열애하는 벌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꽃말은 ‘영예와 승리’이고, 월계관은 ‘지혜에 대한 보상’을 나타내며, 예술가에게는 최대의 영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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