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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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0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12.07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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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는 수수 꽃처럼 피어있다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다시 말해 ‘수수꽃다리’는 ‘수수’와 ‘꽃다리’가 합쳐진 것인데, 곡식 수수는 낱낱의 알갱이가 한데 뭉쳐져 하나의 이삭이 만들어 지고, 꽃다리는 꽃이 탐스럽게 뭉쳐 핀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전쟁 때 프랑스 군인이 이 꽃향기에 반해 돌아갈 때 가지고 가 약간의 변형을 주어 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여 세계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수수꽃다리는 원예품종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꽃봉오리가 맺힐 때는 진한 보라색을 띠고 봉오리가 열리면서 라벤더색이 되었다가 만개하면 흰색으로 변하며 진한 향기를 낸다. 

가격은 라일락보다 두 배나 비싼데도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한다.고 한다. 수수꽃다리는 키 높이가 2~3m에 달하고 어린가지는 털이 없으며 회갈색이다.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모양이다. 꽃받침과 꽃부리는 4갈래로 갈라지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수수꽃다리는 ‘우애’가 꽃말이다.
 

백합

옛날 한 무리의 해적이 어촌을 약탈하고 부녀자들과 아이들을 납치해 외딴 섬에 가두어 두었다. 며칠이 지나 외딴 섬에 있던 해적들은 다시 해적질을 하러 섬을 떠났는데 태풍이 불어 해적선이 침몰하고 말았다. 해적이 사라진 건 다행이지만 섬에 갇힌 부녀자들과 아이들은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 해적이 두고 간 양식이 바닥나자 먹을 만한 것을 찾아 나섰다. 산에서 캐낸 풀의 뿌리가 제법 두툼해 삶아 보니 맛이 달고 배가 든든했다. 

어느 날, 섬으로 다가오는 배가 있어 마침내 사람들이 구조됐다. 그동안 있었던 말을 전해들은 뱃사람들은 깜작 놀랐다. 식량이 없어 풀뿌리로 연명했다고 하였는데, 부녀자들과 아이들이 모두 얼굴에 윤기 나는 것이 신기했다. 

뱃사람들은 좋은 약초라 생각했다. 다시 섬으로 간 사람들은 약초를 찾아왔지만 이름을 아무도 몰랐다. 약초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하던 중 구조된 사람이 모두 백 명이고 합심하여 살아남았기에 약초이름을 백합으로 부르기로 하였다는 우리나라 민화가 전해진다. ‘변함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피라칸다

신과 인간이 혼재하던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물의 요정 ‘아리도네스’가 사람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이 꽃을 이용해 사랑의 묘약을 만들었다 하여 유명해 졌다. 

꽃도 아름답지만 가을겨울철 빨간 열매송이가 더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어 기르는 상록 작은키나무이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엉키고 잎자루는 1~3㎜ 정도이다. 잎은 어긋나고 선상 타원형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두껍다. 잎 뒷면은 털이 많아서 흰빛이 돌고, 꽃은 봄에 위쪽 잎겨드랑이에서 산방꽃차례로 피며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다. 열매는 둥글납작하고 지름 6㎜ 정도 굵기로 오롱조롱 매달려 익는데, 꽃말 ‘알알이 영근 사랑’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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