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향수신문’ 시리즈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126)
상태바
‘옥천향수신문’ 시리즈 ‘성취가 성공보다 행복했다’(126)
  • 송지호 성신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23.12.07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간호사의 자질이 우수하고 성실하며, 이미 임상경험을 갖춘 한국 간호사 면허는 물론 뉴욕 간호사 면허 취득자로서 3개월 어학연수까지 마친 우수 집단임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이 취득한 미국 간호사 면허는 바로 뉴욕주 간호사 면허로 필라델피아 이스턴대학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사과정을 뉴욕시립대학교인 CUNY에서 시행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설득했다. 이에 페르난데스 총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일리가 있다고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죠지스 간호대학장도 그때를 놓치지 않고 가능하다고 했고, 이 프로그램 주무 학장인 폴 학장도 못 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단 학사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어학 능력이었다. 대학 측에서는 1년 학사과정으로 하는 대신, 유학조건인 토플 점수 540 증명서는 꼭 필요하다고 조건을 걸었다. 그들이 제시하는 조건을 속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도 그 경우 당장 점수를 충족 할 간호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고민에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일단 폴 학장이 제시한 토플 점수는 유학의 기본조건이므로 거부할 수 없고, 시기적인 조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즉 토플성적표는 입학 당시가 아닌 졸업 전까지 제출하는 것으로 하자고 역제안했다. 토플 점수로 인한 학생 모집이 어려워 극소수반이 되면 CUNY에서도 프로그램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래서 일단 3개월 어학 연수를 마친 간호사를 대상으로 1년 학사과정을 시작하고 1년 안에 어학 공부를 하여 토플시험 성적을 올려 졸업 전에 제출하는 방법을 요청한 것이다. 다행히 폴 학장과 죠지스 학장이 동의해 주었고, 그것으로 오랫동안 기획하고 꿈꿔왔던 뉴욕에서의 한국 간호사들이 1년 과정만으로 미국 뉴욕시립대학교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석사과정 입학 또는 병원 취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종적으로 영주권까지 신청 가능한 최상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인생 반전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 뉴스는 뉴욕판 한국 신문들에 크게 기사화되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간호사 부족 문제가 심각했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미국과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프로그램이었다.

MOU를 체결한 후 뉴욕 NMC 동문회에 참석해서 학장으로서 대학소식과 함께 CUNY와의 프로그램 협약에 관해 설명하자 이미 신문에서 기사를 본 동문들이 부정적인 질문을 했다. “우리처럼 미국에 온 지 20년이 지난 사람도 미국에서 학사학위를 받으려면 보통 최소 2년 길게는 3년 공부해서 받았는데, 어떻게 영어도 잘 못 하는 한국 간호사들이 1년 과정으로 간호학사학위를 받을 수가있냐? 혹시 뭘 잘못 알고 한 것 아니냐? 사기당한 것일 수도 있으니 유념해서 다시 한번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 정말 1년에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면 이건 정말 믿기 어려운 센세이셔널한 프로그램이다.” 동문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했고 일리도 있었다. 나는 동문들에게 “개인 간호사가 유학 간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양 대학 간 총장들이 MOU를 통해 확정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큰 혜택을 받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또 그것을 위해 몇 년 동안 준비해서 NCLEX-RN 과정을 열고, 미국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도록 준비시키고, 산업인력공단에서 어학연수비도 지원받는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결실이니 걱정하지 말고 믿어달라.”고 했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 폴 학장과 꾸준히 의사소통하며 간호사들이 졸업 전까지 토플성적 540을 제출하는 대신, CUNY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영어능력시험(English Proficiency Test)을 이용하자고 다시 제안했다. CUNY 대학 자체에 좋은 영어 능력 시험이 있으니 간호사들이 그 시험에 합격하면 토플성적을 대체하는 것으로 하자고 수차례 우리 간호사들에게 유리하도록 설득한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한국 간 호사들은 토플시험 성적을 제출하는 대신, 대학 자체 영어테스트 점수로 대체하는 혜택을 받아 졸업 때 영어성적으로 낙제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이렇게 우리 뉴욕 동문들도 믿을 수 없다던 뉴욕 프로그램이 성공함으로써 NMC 간호대학이 국내에서 유일한 미국 간호사 취업의 길을 트는 선도대학이 되었다. 정말 미국 교포 간호사들도 믿을 수 없다던 언빌리버블 프로그램이 실현됨으로써 나의 꿈같던 장기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미국 취업 간호사들로부터 2천만 원 커미션은 받지 마시오

미국병원 취업과 미국 대학 학사학위 취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NMC 대학 프로그램은 미국 간호사 취업알선업체들에는 날벼락이었다. NMC에 NCLEX-RN을 개설하고 미국 CUNY 대학과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전까지는 대한간호협회 「간호사신문」 광고면에는 미국 간호사 취업알선업체들의 광고로 가득했었다. 개인 브로커들의 광고까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들이 간호사를 미국의 병원에 취업 알선해주는 대가가 2천만 원이라는 정보도 들었었다. 내가 미국의 병원 취업까지 학사과정을 연계시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고, 그래서 적극적으로 내 명예를 걸고 나섰었다. 미국 취업을 원하는 간호사들이 금전적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길을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어느 업체든 우리 간호사들한테는 돈 한 푼 받지 않고 미국 병원에 취업시켜준다면, 나는 무조건 그 업체에 우리 대학 프로그램을 마친 간호사들을 의뢰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나의 소신과 철학에 맞는 업체라면 취업 파트너로 계약할 수도 있다는 선언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