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염증부터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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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염증부터 잡아야 한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12.28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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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염증이 살찌게 하는 원인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감기에 걸리면 호흡기에 염증이 있고, 근육과 관절 부위가 다치면 그 부위에 염증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외에도 몸 안에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러한 염증반응은 인체의 장내에서, 혈관 내피세포에서, 뇌나 간세포 등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또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알쯔하이머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등 매우 광범위한 질병군이 이러한 염증반응과 관련이 깊다. 

염증반응은 인체 전역에 걸쳐 발생하는 것이지만 인체가 염증과 싸우는 최전선은 역시 장(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여러 음식물을 통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나 박테리아가 들어올 수 있는데, 이때 프로바이오틱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장내에서 장벽을 보호하고 있는 보초병 역할을 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감소하면 장벽을 구성하고 있는 흡수세포를 통해서 정상적으로 유입되어야할 음식물 입자나 이물질들이 흡수세포 사이의 균열을 통해서 혈액으로 직접 들어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장누수’라고 하며, 그로 인해 나타나는 설사와 같은 장트러블, 피부발진, 천식, 비염 등 다양한 증세를 ‘장누수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렇게 체내에 들어와서 인체의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이나 세균을 항원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인체의 면역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발동되어 면역세포가 긴급히 출동하여 항원을 삼키거나, 항체를 분비하여 항원을 공격하는데, 그 과정에서 염증반응이나 알러지반응 일어나게 된다. 장에서 건강하지 못한 미생물의 분포를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과도한 정백당이나 포화지방의 섭취, 가공식품에의 지나친 의존과 그로 인한 식품첨가물의 과도한 섭취, 섬유질의 섭취부족, 알코올의 과다섭취와 같은 잘못된 식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약물이나 스트레스가 관여하며 선천적인 요인의 영향도 받게 된다. 

또 비만은 대표적인 만성적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만성적 염증은 비만을 초래하는 중요 요인이기도 하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을 아디포카인이라고 구분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마르고 정상적인 지방조직세포에서는 아디포넥틴과 같은 항염증작용을 하는 아디포카인을 분비한다. 그러나 비대해진 지방조직에서는 종양괴사인자와 같은 호염증성 아디포카인을 분비한다. 이는 비대해진 지방조직에서 염증반응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을 나타낸다. 

결국 인체의 지방세포가 비대하거나 증식할수록 체내 염증반응이 더욱 활발해지며, 반대로 체내 염증반응이 활발해질수록 더욱 살찌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체 내의 만성적인 염증반응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먼저 인체를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항산화작용을 갖는 유익한 생리활성물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이 물질들을 총칭하여 파이토케미컬이라고 하며, 다양한 식물성 자원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채식의 가장 좋은 점은 파이토케미컬을 섭취하는데 유리하다는 점이다. 특히 하루에 5가지 색을 갖는 채소를 섭취하라고 권장하는데, 파이토케미컬은 빨간색, 노란색, 자주색, 보라색, 초록색, 주황색 등의 색깔을 갖는 채소와 과일을 통해서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운동을 하여 기본적으로 우리 인체가 자유기에 저항할 수 있는 항산화능력을 갖는 것이다.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체내 항산화효소들의 활성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체내 대표적인 항산화효소는 SOD, CAT, GPX 등이 있는데, 정기적인 운동에 의해 이들 효소들의 활성도가 높아지게 되면 전체적인 인체의 저항력이 증가하며, 인체의 염증반응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된다. 활성산소로 인한 면역력의 약화나 각종 질병의 위험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운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체력수준을 높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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