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함으로 채운 오곡밥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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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함으로 채운 오곡밥 김밥
  • 이진솔 기자
  • 승인 2024.03.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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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새벽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깨물며 약밥, 오곡밥을 먹는 날이다. 매년 정월대보름은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이 퇴근길을 맞아준다. 바지런히 장을 보고 식탁에 올려둔 호두와 땅콩. 정월대보름의 이른 아침이면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齒]를 튼튼하게 하려는 뜻으로 날밤·호두·은행·잣 등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문다. 밥상에 차려진 오곡밥은 다섯 가지 곡식, 즉 쌀, 조, 수수, 팥, 콩 등을 섞어 지은 밥이다. 정월대보름의 오곡밥은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어 농사밥이라고도 하며, 대보름 즈음에 먹는다고 하여 보름밥이라고도 한다. 대보름에 나물을 먹는 이유는 여름내 더위 먹지 않고 건강하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나물과 곁들여 먹는 오곡밥 한 그릇은 마음마저 든든하게 채워주곤 한다. 매년 먹는 오곡밥을 조금 다르게 먹고 싶은 마음에 오곡밥을 넣은 김밥을 쌌다. 부모님과 먹으려 추억의 옛날 도시락통을 꺼내고 소시지도 모양을 내본다. 칼집을 넣은 소시지는 활짝 핀 꽃처럼 모양을 잡는다. 김밥에 넣을 햄과  달걀도 두툼하게 부쳐본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만드는 게 집 김밥의 묘미인 만큼 거창한 재료 없이 도시락이 완성됐다. 쟁반에 도시락 두 개를 올려 밭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찾는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마당 소풍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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