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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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양면
  • 유정아기자
  • 승인 2017.06.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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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 기자

‘갈등’에 대해서 피하고 싶은 존재, 항상 부정적인 존재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굴 붉힐 상황에서도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로 무던히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의회에 자주 출입하는 요즘, 이렇게 우리 주변에 서로 해야 할 말을 묻어둔 채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아무 문제없는 ‘척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낀다. 잠깐의 갈등이 괴로워서 어떻게 해서든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핑계를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개인과 개인 간의 문제만이 아닌, 기관과 기관, 더 크게는 국가 간 국가 문제까지 문제가 확대되는 상황에도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본인 또한 피하기만 하는 침묵은 결국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한다.

옥천군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의회 출입하다 보면 의원들과 공무원간의 웃고 떠드는 대화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질 때가 있다. 20대 중반의 한 사람이 느낄 정도의 벽이라면, 이미 수십 년간 공직생활을 해온 집행부와 선거판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거쳐 온 의원들은 더더욱 크고 두껍게 느꼈을 것이다.

돈이 없다는 옥천군도 연간 사용하는 예산은 수천억에 달한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부터 비교적 작은 사업으로 치부되는 수십억 원대의 사업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이 집행부와 의회에 달려있다.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집행부와 군 의회, 이 둘은 한 공간에서 같은 지역을 위해 일하고자 모인 집단이다.

그러나 똑같은 사업을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의견에 국·도비로 지원받은 예산을 반납하기도 하고, 추진 중인 사업에 제동이 걸리기도 한다.

이번 옥천군의회 각 실과별 업무보고기간 중에도 서로간의 의견 조율만 있었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갈등이 왕왕 드러났다. 작은 문제점을 덮어두고 키우다가 감출 수 없을 정도의 상황으로 악화돼서야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서있는 곳에 따라서 희망하는 사업 방향성이 다를 순 있지만, 결과론적인 ‘주민 행복’의 범주에서는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극한의 상황까지 치닫아서야 문제점을 돌아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음을 느낀다.

사업이 이미 시작해서 진행 중에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는 절차보다는 시행 전에 적극적인 의견조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집행부는 의회의 제안이, 의회는 집행부의 입장이 서로 갈등처럼 비춰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 서로에 대한 의견이 ‘갈등’이 아닌 ‘새로운 생각’으로 수용될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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