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결혼생활에 베푸는 삶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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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결혼생활에 베푸는 삶 배워”
  • 천성남국장
  • 승인 2017.08.0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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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태고종 국사암 전은순 대표

 

“이번 충북 수해지역 봉사단을 따라 가보니 피해 상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았어요.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노인분들이 고생하시는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역력합니다.”
한국불교태고종 국사암(주지 해정스님) 전은순(55) 대표는 충북 수해지역 방문 심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안남면 종미리 출신인 전 대표는 옥천지역의 기부 천사이자 일명 ‘키다리 아저씨’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사암 주지 해정스님의 아내이다.
“글쎄요. 뼛속부터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남편의 성정 탓에 처음에는 불만도 많았고 이해하지 못한 적도 많았는데 20년을 살다 보니 절로 제 마음에 ‘아하’ 남을 돕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달아지더군요.”


국사암 대표로 나서기까지 전 대표는 “삶이 그렇게 녹록치 못하니 어려움도 많았고 단칸방에서 아이들과 무던히 고생도 많이 했다”며 “그러나 모든 삶이 이렇게 사는구나 생각을 했지 우리만 이렇게 특별하게 사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전 대표는 “지금까지 해정스님의 행보를 잘 돌이켜보면 고향인 논산을 떠난 저를 믿고 옥천에 온 것에서부터, 감동과 존경이 삶 속에서 그대로 잘 묻어나 배울 점이 많았고 또한 어려운 사람을 만나거나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정을 지녔다”고 말했다.


국사암에서 신도후원회를 이끄는 김종숙(52) 신도후원회장은 “전에는 몰랐지만 이 두 분을 보면서 저를 돌아보고 삶 속에서 어려운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 비단 정해진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사암에서는 지금까지 지역 내 사회시설인 영실애육원, 부활원을 비롯 각 마을경로당, 관내 독거노인, 장애인 등을 위해 끊임없이 보살피고 지원해오면서 지역의 기부 천사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전 대표는 “국사암에서는 매년 인재육성 사업을 위해 옥천중, 옥천여중, 죽향초, 삼양초 등에 발전기금과 장학금 8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각 사회단체나 사회시설, 경로당, 독거 노인 등을 합친다면 대략 5000만원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혹 어느 추운 날 자기 몸도 돌보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애쓰시는 해정스님을 향해 세상은 투서를 보내거나 시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때는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돌아보는 일이 종교에서 한다고 해서 어렵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잘하는 일을 놓고 마치 잘못된 일을 하는 것처럼 수군거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대표는 또, “아마 해정스님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행복한집’에서 시작했다”며 “그를 시작으로 국가유공자인 6.25참전용사회, 고엽제전우회도 지원하고 있고 현재는 바르게살기옥천군협의회장을 맡으면서 국사암의 역할이 그대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만혼인 탓에 늦게 3남을 둔 전 대표는 “우리는 괜찮은데 다들 집안에도 신경을 쓰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며 “우리를 보면서 커가는 아이들도 나중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사암 신도수는 현재 700명으로 전국에 걸쳐 의사, 변호사, 교수, 사업가 등이 있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거기다가 막강한 국사암총신도회(회장 공순자), 국사암신도후원회(회장 김종숙)가 있어 어려운 이웃들의 밝은 빛이 되어주고 있다.


끝으로 전 대표는 “최근 국사암에 꽃이 피었어요. 물품지원을 위해 지인들에게 차량을 빌리는 것이 너무 송구스러워 새 차량을 뽑았다”며 “이제는 더 열심히 새 차량을 통해 지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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