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지원방식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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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지원방식 이대론 안된다
  • 박현진기자
  • 승인 2017.10.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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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이나 면이나 동일 지원…노인 많은 시골 경로당 운영난 허덕
청산면 신매리 경로당 전경. 경로당에는 하루 20여명의 노인들이 모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옥천군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6.2%를 차지하는 가운데 관내 소재 경로당에 대한 지원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옥천군에는 295개의 경로당이 있다. 그중에 23%인 67개의 경로당이 옥천읍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 218개의 경로당은 8개 면(面) 219개 리(里)에 걸쳐 마을별 하나 꼴로 설립돼있다. 옥천읍 경로당도 군 노인인구 1만3260명 중 37%인 5173명이 읍내에 거주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시골로 갈수록 노인 인구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 주민의 80~90%를 차지한다는 점이 문제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읍내 소재 경로당을 이용하는 인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용하더라도 잠깐씩 들르거나 만남의 장소 역할이 대부분이고, 또한 복지관 등 다른 유사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어 경로당의 중요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시골의 경로당은 그 자체로 주민의 공동생활공간이다. 아침에 눈 뜨면 경로당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밥도 해 먹고 종일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는 잠잘 시간이 되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부부 세대보다는 독거 세대가 더 많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더구나 독거 세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로당 지원 방안의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다.

현재 군은 관내 295개 경로당에 연간 268만원(운영비 108만원+냉난방비 160만원)과 양곡 7포를 일괄 지원하고 있다.

청산면 신매리 경로당 김용출 회장은 “주민 53명에 60대 초반 ‘젊은이’가 10여명, 나머지 40여명이 노인인데 그중 20여명이 경로당에 상주한다”며 “이들에게 경로당에는 놀러만 오고 밥은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혼자 사는 세대가 늘어나다 보니 경로당 운영이 어렵기만 하다는 것.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그렇다고 식비를 지원할 수는 없다”며 “경로당 하나하나로 치면 적은 지원이지만 노인복지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고 답한다.

그러나 37%의 노인이 살고 있는 옥천읍과 90%에 육박하는 노인이 살고 있는 면 지역의 경로당에 똑같은 지원을 하는 것은 ‘고른 지원’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또 이용률이 높은 경로당과 이용률이 낮은 경로당에 똑같은 지원을 하는 것도 형평성과는 거리가 멀다. 상황이 다른 경로당에 똑같은 지원을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 이들은 전체 인구 대비 노인이 많고 이용률이 높은 경로당에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전체 경노당 예산을 늘릴 수 없다면 운영비 등의 내용을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직접 식비 지원이 어렵다면 생필품 지원으로 대체도 가능하다. 냉장고가 고장 났거나, 용량이 너무 적어 음식물 보관이 어려운 경로당도 있다. 이미 공동생활공간이 돼있는 시골 경로당에는 고장 안난 텔레비전도 필요하고, 조리대가 서너 개 있는 널찍한 가스렌지도 필요하고, 음식을 쉽게 데워먹을 수 있는 전자렌지도 필요하고, 화장지도, 세택세제, 주방세제도 끊임없이 소비될 것이다.

최근 옥천군은 옥천읍내 귀화리 경로당에 2200만원을 들여 찜질방을 설치하고 마암리 경로당에는 200만원의 사업비로 영상기기(빔 프로젝트)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충북도 보조금이다. 읍 지역에 이런 지원을 할 수 있다면 시골의 경로당에도 필요한 지원이 가능하지 않을까.

노인인구가 많으면 복지지원의 폭도 넓어지게 마련이다. 어떤 방식이 모든 노인들에게 골고루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새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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