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우후죽순… 자영업자 “못살겠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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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우후죽순… 자영업자 “못살겠다” 비명
  • 박승룡논설주간
  • 승인 2017.11.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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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에만 7곳… 연말 1000평 규모 종합마트 또 들어서
소상공인들 “안 그래도 죽을 지경… 아예 문 닫으란 소리”
옥천군 “기준에만 맞으면 허가 불가피… 상생방안 찾아야”
지난 5일 장날 풍경이 한산하다.

“경기가 안 좋아 장사도 되질 않는데, 대형마트는 계속 생겨나니 작은 점포들은 문을 닫아야할 지경입니다.”

옥천읍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영세 소상공인들이 볼멘소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시가지에서 10여 년째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K씨는 “대형마트가 들어선 후부터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월세도 못 낼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인데 대형마트는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점포를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정도”라고 푸념했다.

현재 옥천읍에는 7곳의 마트가 입점해 있다. 연말에 준공을 앞두고 있는 B마트를 포함하면 총 8곳.

읍 지역에 대형마트가 집중적으로 생겨나면서 시가지 영세 소상공인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형마트의 주력상품인 공산품과 청과물, 수산·정육 품목을 취급하는 점포들은 이미 폐업을 하거나 그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형마트간의 경쟁이 할인행사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에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영세 상인들은 할인 폭이 큰 마트와 경쟁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금구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P씨는 “질 좋은 고기를 갖다놓아도 가격차이 때문인지 손님이 갈수록 줄고 있다”며 “5일장 상권 때문에 연명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육점 D대표는 “부모님에게 사업장을 물려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것은 처음이다. 오래된 냉동고를 바꾸기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대출금 상환은커녕 이자도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고 전했다.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도 줄면서 10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5일장’도 사라질 위기다.

30년째 젓갈 장사를 하고 있는 P씨는 “예전 장날에는 하루 평균 200여명의 손님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이제는 10명의 손님도 오지 않는다. 손님이 줄면서 외지상인들도 옥천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장날에는 수백명의 외지 상인들이 몰려 자리싸움이 날 정도였는데 이제는 자리가 남아돌고 있다. 이런 불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5일장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지자 상인들은 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래시장 상인회 F씨는 “대형마트가 옥천 시장경제의 중심이 되면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피해가 되고 있다. 타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의무휴업제도 등을 도입해 소상공인과 대형마트가 상생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의무휴업제도는 기업형 마트를 대상으로 한 규제이기 때문에 일반 사업자가 운영하는 일반 마트는 규제할 수 없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업체 간 상생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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