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권하는 사회, 쉴 권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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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권하는 사회, 쉴 권리는 없나
  • 도복희기자
  • 승인 2017.12.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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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기자

‘2017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해단식에 옥천 군내 1천3백여 명의 어르신들이 모였다. 어떤 행사 때보다 많은 인원이 몰린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군민행복일자리사업’ 면접현장에 8순의 노인이 도전했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정년퇴임을 하고도 제2, 제3의 일자리를 찾아 분주히 뛰어다니는 것이 현 세태다.
노년층의 재취업은 생존과 관련 되었거나 자원봉사 활동으로 일을 통해 생활의 활력과 행복을 찾으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 외에도 일 권하는 사회 분위기에 쓸려서 너도나도 일자리를 찾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젊은층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추세가 과연 옳은 것인가 자괴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물질을 욕망하며 갈구하게 만드는 이 사회의 시스템은 인간을 쉬지 못하게 한다. 일하는 사람만이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것은 사회가 조장한 또 하나의 감옥이다.
지금 쉬지 않고 일하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140개 국가 중 세계 80위권이다. 자살률은 세계 1위다.
행복지수 1위의 국가는 중미의 코스타리카다. 인구 500만 명이 안 되고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 조금 넘는 작은 나라다. 세계 최강국 미국은 108위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1974년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기본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소득과 행복도 간 비례관계가 무너진다”고 했다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도가 상승하지 않는 역설적 현상을 ‘이스털린 패러독스’라 부른다.


행복지수에서 코스타리카가 1위고 미국이 108위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개인에게 경제는 돈을 벌어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다. 자본주의란 말 그대로 돈이 근본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목적은 인간답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18세기 프랑스 작가 볼테르는 “나는 행복해지기로 결심했다. 왜냐면 그게 건강에 좋으니까”라고 말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건 좋다. 그런데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깨닫는 게 중요하다.


행복은 돈, 소득, 경제보다는 재미, 건강, 다양한 문화 활동에서 온다.
내 인생의 행복의 조건은 도대체 뭘까. 먹고 살만 하다면 재미있는 다양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언제까지 일독에 빠져 죽음이 코앞인 우리의 인생을 재미없게 흘려보낼 것인가
돈이 많아도 사는 게 재미없으면 불행하고 돈이 없어도 사는 게 재미있으면 행복하다.
일 하는 거 말고 다양한 재미가 옥천 지역에 넘쳐나길 바란다. 획일화 된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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